'천태만상' 장관 업무추진비…한 달 840만원 쓴 국방부, 여가부 9배
2023-08-10 05:00
바다 관할하는 해수부 장관...부산·통영 등에서 사용 두드러져
현장 방문 잦은 농식품부...햄버거, 토스트로 간단하게 해결
정치인 출신 추경호...저렴한 음식점 선호하다 보니 적게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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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출신 추경호...저렴한 음식점 선호하다 보니 적게 써
올 상반기 정부 부처 장관 업무추진비(업추비) 사용 규모와 내역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가 지출한 업추비는 가장 적게 쓴 여성가족부보다 10배 가까이 많았다.
9일 각 부처에 따르면 상반기 중 업추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 건 이종섭 국방부 장관(5027만원)이었다. 업추비는 공무원이 부처나 국회 등에서 대외 업무를 할 때 사용하는 돈이다. 이전에는 '판공비'라고 불렸으며 주로 식사나 행사 비용으로 쓰인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현안 업무 토의 때 식사 비용으로 지불한 게 대다수였다. 업추비 사용처 역시 대부분 국방부가 소재한 용산구로 확인됐다. 다만 다른 부처가 업추비 사용 목적과 사용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과 달리 국방부는 업무 목적에 '국방 현안 업무 토의', 사용 장소 '용산구' 등 두루뭉술하게 기재한 게 특징이다.
국방부에 이어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둘째로 많은 업추비(3174만원)를 사용했다. 통상 업추비 사용처는 서울과 세종에 집중되지만 해수부 장관은 전국구로 활동한 점이 눈에 띈다.
해양을 관할하다 보니 부산·통영 등 지방에서 식사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조 장관은 지난해 취임 후 휴일을 제외하고 엿새에 하루꼴로 현장을 찾았다. 또 주로 횟집이나 생선구이집에서 간담회나 회의를 진행하며 수산물 소비 촉진에 앞장서는 모습도 보였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1464만원)은 타 부처 장관과 달리 '도시락 회의'를 즐겼다. 햄버거나 샌드위치, 토스트 등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며 업무를 보기도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국에 방문해야 할 현장이 많아 시간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배달해 먹을 때가 많다"고 전했다.
기획재정부와 여성가족부는 업추비 집행 규모가 1000만원 미만이었다. 여가부는 각 부처 중 가장 적은 551만원에 불과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올해 업추비 규모가 1000만원가량 증액됐음에도 상반기 중 798만원을 사용하는 데 그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모호한 때에는 부총리가 사비를 쓴다"고 귀띔했다. 주로 찾는 음식점도 삼겹살집이나 중식당 등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이었다.
한편 외교부·법무부·고용노동부 등은 상반기 업추비 집행 내역이 공개되지 않아 이번 집계에서 빠졌다. 한 부처 관계자는 "업추비는 공개 규정만 있을 뿐 마감 기한은 없어 부처마다 공개 시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