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00] 불수능과 물수능 엇갈리는 전망...상·중·하위권 대비책은
2023-08-07 16:25
"킬러 문항 빠지면 물수능 되는 것 아닌가요." "킬러 문항 내지 않겠다 해 놓고 출제한 뒤 발뺌할 것 같네요."
2024학년도 수능이 100일 남은 가운데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올해 수능 난이도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정부는 수능에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출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 하지만 수험생들과 학부모, 입시업계에서는 결국 9월 모의평가에서 변별력 확보에 실패해 수능에 킬러 문항을 출제하지 않겠냐는 의견과 '쉬운 수능'이 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갈린다.
7일 입시업계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오는 9월 6일 시행되는 모의평가가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수험생들이 9월 모의평가를 기점으로 수능 대비 전략을 다시 짤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9월 모평 이후 '오답노트 분석' 중요
올해 수능은 결코 '쉬운 시험'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견해다. 김병진 이투스에듀 소장은 "오는 9월 6일 시행되는 평가원 모의평가를 치르고 나서 문제를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며 "올해는 반드시 9월 모의평가 이후 출제 경향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입시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은 '킬러 문항'이라는 단어 자체를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며 "지금부터 EBS 교재를 기반으로 하는 오답 노트 분석에 충실해야 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등급별 수능 전략 차별화 도움
전문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변수가 높아진 수능인 만큼 상·중·하위권 학생들은 수능시험 대비 전략을 다르게 세우라고 말한다. 통상 상위권은 상위 4% 이내 1등급을 받는 학생, 중위권은 상위 23% 이내에서 2~3등급을 받는 학생, 하위권은 4등급 이하를 받는 학생들을 말한다.
중위권 학생들은 그간 쉽게 풀었던 문제 출제 유형을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소장은 "그간 변별력 확보를 위해 출제됐던 킬러 문항이 쉬워지고 비교적 쉬운 문제 출제 유형 난도가 높아지면 성적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 소장도 "그동안 자신 있게 풀었던 문제 출제 유형은 수능 때 꼭 맞힐 수 있도록 훈련해야 성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위권 학생들은 수시 전형 합격에 필요한 수능 최저 등급을 맞추겠다는 생각으로 수능시험에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남 소장은 "하위권 대학은 수능 최저 등급에서 국·영·수·탐구 성적을 모두 반영하지 않는 곳이 많다"며 "자신 있는 과목을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도 "주력으로 풀 수 있는 과목과 문제 출제 유형을 잘 구분하고 이를 중심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어는 EBS 연관성 중요···수학은 정답률 30~40% 문항 꼼꼼히
전문가들은 특히 국어에서 EBS 교재 연관성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국어는 문학 부분에서 EBS 연계 교재와 관련된 부분을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소장도 "(국어는) 독서 문항이 '킬러 문항'이었는데 문학 부분이 좀 어려워졌다"며 "문학이든 독서든 정답률 30% 미만인 문항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읽기 연습을 제대로 하고 보편적인 문제에 대해 마무리 학습을 할 때"라고 설명했다.
수학은 문제 풀이 전략을 꼼꼼하게 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 소장은 "수학 21·22·29·30번이 어려운 문제에 속했는데 쉬운 난이도로 출제되면 반대로 앞에 있는 문항이 어렵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정답률 30~40% 문항들을 하나하나 밀도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도 "수학은 '꼭 풀어야 하는 문제'와 '풀기 어려운 문제'를 나눠 놓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영어는 절대평가로 출제 경향 변화에 따른 영향은 크게 없겠지만 남은 기간 많은 문제를 풀면서 시간 확보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현재) '빈칸 채우기'나 '순서 맞추기' 유형에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는데 이 부분이 쉽게 나오고, '주제 파악' 유형이 어렵게 나올 수 있다"며 "(지문에 대한) 추론 관련 문항 중심으로 풀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입시 전문가들은 학생부교과전형이 재학생을 우선적으로 뽑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남 소장은 "수능 고득점자 중 재수생이 많다 보니 1·2등급대 재학생이 많이 줄어들 수 있다"며 "교과나 종합전형을 준비하더라도 수능 최저 등급을 본인이 확보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잘 계산해서 수능을 마무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