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삼성전자 출신 양향자 의원, 미국에 대중국 반도체 전략 포기 촉구"

2023-08-07 11:25
"아시아 동맹국과 관계 해칠 수 있어"

양향자 의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인 양향자 국회의원(무소속)이 세계 반도체 산업에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미·중 반도체 전쟁에 동맹국을 끌어들이려는 미국 측 움직임이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 간 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 의원은 지난해 국민의힘이 제안한 국회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역임한 바 있다.

양 의원은 6일(현지시간)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미국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계속해서 다른 나라를 제재하고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고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시행한다면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대항하는 동맹을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라며 “인류 공동의 가치를 더 고려해야 한다. 그 힘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양 의원은 "미국의 기술 제재 조치가 아직은 우리 반도체 산업에 해를 끼치지 않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제재가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 의원은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을 더 많이 제재할수록 중국은 빠른 기술 발전을 이루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중국은 이 목표를 위해 더 많은 국가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다. 중국의 풍부한 인재와 원자재를 감안할 때 한국에 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의원은 “미국은 글로벌 가치사슬을 끊고 흔들어서 무언가를 얻으려는 접근 방식을 포기해야 한다”며 “(미국이) 제재를 통해 현 상태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수 전문가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발전을 가로막아 한국 반도체 회사들에 도움이 됐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 양 의원은 미·중 기술 전쟁을 통해 한국이 자체 기술을 개발할 시간을 벌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국 반도체 산업이)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했다.
 
아울러 양 의원은 엔지니어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에서는 엔지니어가 변호사나 판사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며 “그러나 한국에서는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가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똑똑한 한국 학생들은 엔지니어가 아닌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되기를 원한다”며 “기술만이 이 모든 지정학적 문제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