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美55보급창 2029년 이전 추진 '본격화'
2023-08-03 17:01
이전 예산 7020억 환경정화비용, 북항단계 개발계획 등 윤곽 나와
박형준 부산시장은 3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55보급창 등 군사시설 이전 및 주변 지역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11월 말 2030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엑스포 부지 개발 등 인프라 조성을 본격화하면서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박 시장은 "지난해 '55보급창 및 8부두 이전' 사업이 현 정부 국정과제인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의 세부 실천과제로 선정되면서 국방부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와 주한미군과의 협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다각도에서 여러 논의를 해왔고 추진을 해왔다. 이 시기를 놓치면 미군과의 협의도 어렵다고 판단해 발표하게 됐다. 부산시 전체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다. 보다 넓고 깊은 관점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전 발표 계획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동구에 있는 ‘55보급창’과 남구에 있는 ‘제8부두’의 이전 후보지로, 신선대부두 끝단에 있는 해작사 군사지역 인근 준설토 투기장을 선정하고 정부와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이전지 주변 지역 개발계획으로 "55보급창 이전 시 해당 부지를 2030부산세계박람회 행사에 활용하고 박람회 이후에는 동천변 친수 공간과 국제금융업무 중심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8부두 이전지 주변 계획으로 북항 3단계 재개발사업도 본격화한다. 시는 이를 통해 우암, 감만 일원이 일자리, 상업, 교육, 문화․여가, 주거가 어우러진 복합도시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은 물론, 부산이 친수 활력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시는 8부두, 신감만·감만부두 및 주변 공업지역 일원은 2025년에 수립될 해양수산부의 '항만재개발기본 (수정)계획'에 반영해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북항 3단계 사업 구역은 7부두, 8부두, 우암부두, 우암 CY, 감만·신감만 부두를 아우르는 310만㎡의 육역과 인근 해역을 모두 포함한다. 그 중 7부두, 우암부두, 우암 CY는 엑스포 개최 계획과 연계해 박람회 개최 부지로 활용하고, 배후 원도심과도 연계해 원도심 지역(중, 동, 서, 영도, 남구 일원)에 이상적인 15분 도시를 완성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전 비용으로 7020억원의 예산(추정)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오는 2029년까지 이전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박형준 시장은 "시 예산으로 오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연차적으로 예산에 반영하고 부족하다면 지방채 발행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산시의 야심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환경오염 정화비용 등 이전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환경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55보급창 주변지역에 환경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경부의 환경오염조사 결과, 주한미군 공여구역에 환경오염이 불거지더라도 현행법상 비용 문제 해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염된 토양 및 지하수에 대한 정화 조치 책임은 해당 지자체가 지게 되기 때문이다. 부산시 재정 형편상 수십억원에 달하는 환경오염 정화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날 부산시의 55보급창 이전 관련해 이전 후보지 관할인 부산 남구청과 해당 국회의원들도 일제히 "일방적인 이전 계획"이라며 '부산시의 발표에 유감'을 표하면서 갈등을 예고하고 있어 부산시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울러, 2030부산세계엑스포 유치와 부산 원도심 개조 사업에서 중요한 열쇠가 될 '미군 55보급창' 이전 문제가 시 계획대로 순항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상징인 이곳, 55보급창 및 8부두 지역이 단절되고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 이제 시민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며 "55보급창 및 8부두 이전의 공식적인 첫발을 내딛는 만큼 앞으로의 절차를 진행하고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전 후보지 지역 주민들과 자주 소통하고 협의하며 주민 설명회 등을 통해 지역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