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코스피, 美 신용등급 강등에 2610선 '털썩'…코스닥 3% 급락

2023-08-02 16:11
"美 신용등급 강등, 시장 영향 제한적…단기 차익실현 빌미"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2%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후퇴한 영향이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약세가 지속될지 우려하지만 증권가에선 단기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0.60포인트(1.90%) 내린 2616.47에 마감했다. 지수는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는데 장 중 한때는 2.0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연고점을 경신한 지 하루 만에 코스피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과 기관이다. 외국인은 862억원, 기관은 6853억원을 팔아치우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닥지수 역시 크게 떨어졌다. 지수는 전장보다 29.91포인트(3.18%) 낮은 909.76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1.69%), LG에너지솔루션(-2.33%), SK하이닉스(-4.48%) 등 낙폭이 컸다. 코스닥 역시 상위 10개 종목 중 에스엠(1.04%)을 제외한 9개 종목이 모두 내렸다.

이차전지 광풍의 주인공이었던 이차전지 소재주는 변동성이 컸다. POSCO홀딩스(-5.80%), 포스코퓨처엠(-4.52%), 에코프로비엠(-6.85%), 에코프로(-7.45%) 등은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외인과 기관의 매도심리를 자극한 건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1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강등했다.

피치는 이날 미국의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을 기존 '부정적 관찰 대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건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증권가에선 2011년과 달리 현재 미국 펀더멘털이 견조하고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없기 때문에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은 미국 이외의 다른 국가로의 위기 확산의 징후가 없고, 현재는 경기 저점 이후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어 위기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강등 이벤트가 위험선호 심리의 단기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단기적일지라도 이번 이벤트는 주식시장의 속도조절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흐름을 보면 미국, 유럽 대비 아시아 증시가 상대적으로 아웃퍼폼한 상황에서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슈는 단순히 단기 차익실현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며 "수익률 키맞추기 장세로 아시아 증시의 하락이 더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를 자극하며 코스피 하방압력을 높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