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 10개월 연속↓…2개월 연속 '불황형 흑자'(종합)

2023-08-01 10:31
7월 수출 503억불 전년비 16.5% 줄어…수입은 24.5%↓

7월 4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우리나라가 두 달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수입 감소 규모가 이를 넘어선 결과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이 30% 넘게 감소한 가운데 석유제품 수출도 급감하면서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16.5% 감소한 503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달 수출 감소폭도 6월 -6.0%의 3배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산업부는 지난달 수출이 반도체 업황 부진, 유가하락에 따른 석유제품・석유화학 단가 하락 등의 영향과 지난해 7월 수출이 역대 7월 기준 최고 실적(602억 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15대 품목별로는 자동차(+15%), 일반기계(+3%), 가전(+3%) 등을 제외한 전 품목의 수출이 줄었다. 특히 반도체는 33.6% 수출이 줄며 12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를 이어갔다. 

산업부는 D램‧낸드 등 제품가격 하락으로 수출 비중이 큰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이 큰 폭 감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역대 7월 중 1위 실적인 지난해 7월 수출(112억 달러) 기저도 감소요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의 분기말 효과를 고려할 때 하반기로 갈수록 점진적인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제품도 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달 수출이 42% 감소했다. 지난해 7월 t당 1080 달러였던 석유제품의 수출단가는 지난달 736 달러까지 하락했다. 

자동차 수출은 역대 7월 실적 중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북미・유럽으로의 친환경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일반기계도 글로벌 설비투자 확대로 4개월 연속 수출증가율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대미・EU 수출이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 호조에도 수출가격이 크게 하락한 반도체,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의 수출이 줄면서 감소했다. 지난달 대미 수출은 8.1% 감소한 82억 8000만 달러에 그쳤다. EU 수출 역시 8.4% 감소한 65억4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산업부는 지난해 7월 대미(101억 달러)・EU(61억6000만 달러) 수출이 역대 7월 수출 1위를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아세안은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국과 베트남의 수출 부진이 중간재 수입 감소로 이어지면서 수출이 줄었다. 대중 수출은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유화의 단가 하락세와 현지 산업생산 회복 지연에 따른 철강·무선통신 등 수출 감소로 25.1% 감소했다. 

아세안도 반도체 업황부진, 유가하락으로 수출 비중이 큰 반도체·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줄면서 지난달 22.8% 감소했다. 

수입은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원유(-46%), 가스(-51%), 석탄(-46%) 등 에너지(-47%) 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25.4% 줄었다. 에너지를 제외한 품목의 수입도 단가 하락 등의 영향이 컸다.

수출보다 수입이 큰 폭의 감소를 나타내며 지난달 무역수지는 16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흑자다. 

다만 이 흑자 기조가 이달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산업부는 8월에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무역수지 개선흐름이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무역수지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흑자기조 유지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이는 반도체 등 주력산업과 자동차・일반기계 등 주력품목의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반도체 또한 점진적 회복세에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장관은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수출확대 기반을 강화하고, 그간 중점 추진해 온 에너지 절약확산 및 효율 개선에도 모든 역량을 지속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