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미 '방산 FTA' 추진 본궤도…5년 만에 방산기술협력위

2023-07-31 15:52
포괄적 파트너십 강화 협의…방산 자원 공급안보약정 체결키로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앞서 사진 촬영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간 방산기술협력위원회가 5년 만에 열렸다. 한·미는 방산 분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국방상호조달협정(RDP-A) 추진계획 협의를 시작으로 공급안보약정(SOSA)을 체결하기로 뜻을 모았다. K-방산이 지속 성장하려면 연간 500조원으로 추산되는 미 방산시장을 반드시 뚫어야 하는 만큼 윤석열 정부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31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한·미 간 방산 분야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제48차 방산기술협력위원회(DTICC)’가 2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렸다. 방산기술협력위는 한·미 간 방산 및 기술협력 의제를 협의하는 연례 협의체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인해 5년 만에 개최됐다.
 
회의에서는 엄동환 방사청장과 윌리엄 라플랑 미 국방부 획득운영유지차관이 공동위원장으로 나섰다. 양국 방산 정책 관련 주요 직위자들도 참석했다. 한·미는 주요 정책 방향을 공유했다. 또 소재·부품 공급망 관리 및 함정사업 운용정비(MRO)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양측은 국방조달협정 추진계획도 협의했다. 국방조달협정은 미 국방부가 동맹국·우방국과 체결하는 양해각서다. 체결국은 미국산우선구매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군 등에 조달 제품을 수출할 때 세금 등으로 인한 가격상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국방조달협정이 없을 때 적용되는 미국산우선구매법은 미국 내 사용을 위한 공공 조달 비용평가 시 미국산 최종 제품이 아닐 경우 가격을 50% 할증하도록 하고 있다. 오는 2024년 65%, 2029년에는 75% 이상 상향을 예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국방조달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를 개시하기로 했다. 이어 올해 4월 윤 대통령의 방미 후 실무진들 간 논의에도 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미국은 한국이 지속적인 방산 수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필수로 진출해야 하는 시장이다. 미국 방산시장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수출 몸집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미, 공급망 강화 박차…SOSA 체결 최종 단계
한·미는 공급망 강화에도 힘쓰기로 했다. 양국은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급안보약정(SOSA)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공급안보약정은 미 국방부가 국방 관련 산업 자원 신속 공급을 목적으로 동맹국과 체결하는 약정이다. 상대국 요청 시 무기체계 완제품 직접 구매를 비롯해 핵심 부품 등 우선 납품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방사청 관계자는 “국방부와 최종 문안을 정리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또 한·미는 회의에서 양국 간 연합작전 수행에 필요한 기술을 공동연구과제로 발굴하는 등 한·미동맹이 첨단기술동맹으로 발전해나가기 위한 방법들도 발굴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한·미 양국은 이번 위원회의 성과를 이어 내년 2분기에는 한국에서 제49차 방산기술협력위를 개최하기로 했다.
 
엄 청장은 “이번 회의는 오랜 시간 서로에게 중요한 방산 협력 파트너였던 양국 간의 방산·기술·안보협력을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심화시키는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협력 분야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 양국 간의 공급안보약정 서명을 완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위사업청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간 방산분야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제48차 방산기술협력위원회’(DTICC)를 개최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양국 방산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 왼쪽부터 최상덕 방사청 국제협력총괄담당관, 윤창문 방사청 국제협력관, 도윤희 방사청 대정부구매협력담당관, 조민식 방사청 교육기획과장, 마이클 바카로 미국 국방부 산업기반정책선임부차관보,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윌리엄 라플란데 미국 국방부 획득 담당 차관, 할리마 나집락 미국 산업기반정책부차관보, 이경구 국방무관, 김용선 군수무관, 이영수 과학무관, 크리스토퍼 합굿 JUSMAG-K단장. [사진=방위사업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