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에게 고소당한 특수교사 "A군 여학생 앞에서 바지 내려…2차 피해 막고자"
2023-07-27 14:31
경위서에서 드러난 주씨와의 입장 차
"교실 나갈까 강한 어조 썼을 뿐 학대 의도 없어"
"당초 학폭 사안 교사 최대 시간 배정으로 처리…지쳤었다"
"교실 나갈까 강한 어조 썼을 뿐 학대 의도 없어"
"당초 학폭 사안 교사 최대 시간 배정으로 처리…지쳤었다"
웹툰 작가 겸 유튜버 주호민씨가 자신의 발달장애 아들을 학대했다며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고소한 가운데 해당 교사의 경위서가 온라인상에 공개됐다.
27일 이 교사의 경위서로 공개된 글에 따르면 문제의 계기가 된 사건은 지난해 9월 5일 통합학급에서 벌어진 학교폭력이었다.
이 교사는 "통합학급 수업 도중 A학생(주씨 아들)은 갑자기 한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했고, 여학생은 큰 충격을 받아 등교를 거부하며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가 됐다"고 썼다.
이후 열린 개별화교육지원팀 회의에서는 특수 교사의 지원 시간을 최대한 A군에게 배정하고, 전교생 대상 성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자는 방안이 채택되며 사건이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녹취가 이뤄진 작년 9월 13일 상황에 대해서는 "(학습 중) '부메랑'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 제시한 동영상을 집중해 볼 수 있도록 강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으며, 받침이 들어간 받아쓰기 급수 교재 10문장 중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라는 표현을 이해시키기 위해 '수업 중 피해 학생에게 바지를 내린 행동이 고약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기소 내용에 대해서는 녹취 날 A군이 특수학급 수업 중 강당에서 나는 음악 소리를 듣고 뛰쳐나가려 했으며, 그런 학생을 막으면서 강하게 인지시키기 위해 단호한 어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교사는 "학생에게 안됨을 이야기하기 위해 다소 부정적인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검찰에 기소됐다"고 말했다.
교사에 따르면 A군에게 한 말은 '너 교실에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왜 못 가는지 알아?' 등이었다. 또한 이런 표현은 학대가 아니라 A군의 교출을 막아 학교 폭력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다고 강조했다.
교사는 "제가 했던 말에서 다소 과장되거나 반복적으로 표현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저도 교사이기 전에 한 사람인지라, 학교폭력으로 처리해야 하는 모든 사안을 특수교사 개인이 떠안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지친 마음이 들었다"며 "교사는 어떤 상황이라도 평정심을 잊지 않고 학생을 지도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이 계실지도, 저를 이해하지 못하실지도 모르겠다. 순간 격앙된 표현을 사용해 A학생을 지도했던 그때 상황이 속상하고 사건의 처리 과정 속에 지쳐버린 저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교사는 "다시 교실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제발 도와주시길 간청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