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멋진 알바생으로 남고 싶은 윤쭈꾸가 말하는 놀이공원에서 잘 노는 법
2023-08-03 10:02
특별한 날 찾는 놀이공원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이들이 있다. 방문객의 하루를 흥겹게 만드는 놀이공원 캐스터들이다.
영혼없는 춤사위로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에버랜드 '소울리스좌' 김한나씨와 함께 열정 넘치는 모습으로 에버랜드 캐스터계 한 획을 그은 인물이 있다. 바로 크리에이터 '윤쭈꾸'로 활동 중인 윤주현씨다.
윤쭈꾸의 열정 넘치는 모습이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 나간 뒤 에버랜드에는 일부러 그를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생기기도 했다. '멋진 아르바이트생'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는 현재는 자신만의 창작물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와 이야기 나눴다.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 출연 계기는 무엇인가.
에버랜드에서 아마존 익스프레스 랩을 만들면서 제가 유명해졌잖아요. 그 랩을 만들고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워크맨 측에서 에버랜드로 먼저 연락이 왔어요. 저를 섭외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는데 제가 퇴사하기 2~3달 정도 밖에 안 남았을 때였어요. 조용히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에 거절을 했어요.
그 이후로도 선임님이 워크맨이라는 곳에서 저랑 같이 촬영을 하고 싶어한다고 말을 한번 더 주셨어요. 워크맨이 뭔지도 몰랐고 퇴사하기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새로 들어 온 애들이랑 하면 되지 않냐고 두 번 거절했어요. 근데 주임님이 저 밖에 시간이 안된다고 해서 촬영을 하게 된 거예요.
-애버랜드 알바 어떻게 시작했나.
원래는 과일장사를 했어요. 제가 말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 알바들을 골라서 했어요. 근데 과일 장사는 할아버지, 할머니 밖에 없다 보니까 주변에 젊은 사람들이 너무 없었어요. 그래서 놀이동산 알바를 하면 재밌게 일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에버랜드에 지원을 했는데 친구는 떨어지고 저만 붙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어요.
-놀이공원에서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공원에서 일하면 에피소드가 많아요. 놀이동산은 특별한 날에 오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준비도 많이 하고 긴장도 많이 하고 오시는데 거의 밥 먹듯이 오시는 분이 있었어요. 키 작은 어린 친구였는데 아마존 익스프레스에 있는 저를 너무 좋아해서 부모님이랑 맨날 오는 거예요. 그 친구가 기억에 남아요. 6~7살 정도 된 것 같은데 너무 귀여웠고 퇴사할 때 안아줬어요.
-놀이공원이라는 공간은 윤쭈꾸에게 어떤 존재인가.
많은 추억이 담겨 있는 공간이에요. 결혼을 하거나 자취를 하고 본가에 가면 옛 생각에 빠지는 것처럼 저한테는 놀이동산이 그런 공간이에요. 저를 많이 성장 시켜주고 인생을 많이 바꿔줬거든요.
-놀이공원에서 재밌게 노는 방법이 있나.
어떤 놀이기구를 탈지 미리 정해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막상 놀이공원에 갔을 때 어떤 놀이기구를 타야 괜찮은 건지 나한테 맞는 놀이기구가 뭔지 어떤 놀이기구가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걸 미리 찾아서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오래 있는다고 재밌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빠르고 재밌게 타고 북적북적 할 때 집에 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윤쭈꾸에게 일의 의미가 궁금하다.
저는 일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일을 쉬지 않고 계속 하고 싶어하고 지금도 그렇고 새로운 일을 도전하려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에버랜드에서 근무할 때도 랩도 만들고 춤도 배우고 어떤 말로 사람들을 재밌게 할 수 있을까를 배웠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제 도전을 에버랜드에서 수용을 해줘서 일이라는 행위에 대해 긍정적이게 된 계기가 됐어요.
-에버랜드에서 나오게 된 계기가 뭔가.
에버랜드는 아르바이트이기 때문에 2년 이상이 넘어가면 안돼요. 그러면 정규직으로 전환을 해줘야 되기 때문에 20개월만 일할 수 있어요. 6개월 뒤에 다시 들어올 수 있는데 제가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퇴사를 했고 퇴사 당시 새로운 기회들이 많이 찾아와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어요.
-윤쭈꾸에게 '논다'는 의미는 뭔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는 제 이미지는 '저 사람이랑 있으면 재밌을 것 같고, 같이 놀고 싶은 이미지'로 보일 수 있는데 사실 저는 노는 걸 잘 못하는 것 같아요. '노는 게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그래서 저한테는 취미 생활이 노는 거 같기도 하고 일하는 게 노는 것 같기도 해요.
너무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요. 주어진 업무를 손에 잘 익혀야 돼요. 고객과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근본은 아니에요. 안전이나 시설 문제를 판단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그걸 눈 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잘해야 돼요. 그러다 보면 재밌게 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윤쭈꾸를 비롯해 '소울리스좌', '티타남' 등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분들이 인기를 얻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놀이동산은 특별한 날 가는 곳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놀이공원에서 교육하는 게 항상 꾸며 있어야 되고 환상의 나라인 것처럼 보여줘야 된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까 에버랜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다 예쁘고 잘생겼어요. 그래서 인기를 얻는 것 같아요.
-놀이공원마다 분위기는 어떻게 다르던가.
제가 에버랜드랑 서울랜드에서 근무를 해봤고 잠실에 살고 있어서 롯데월드도 자주 갔는데 서울랜드는 노후화 된 것 같아요. 시설이나 서비스 마인드를 요즘 시대에 맞게 바꿔야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롯데월드는 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에버랜드는 교과서적인 느낌이 들어요. 날 것이 좋으면 롯데월드에 가고 교과서 적이고 체계가 잡혀 있는 곳이 좋으면 에버랜드에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일할 때 어떤 마인드로 임했나.
일에 미쳐서 스포츠 포도당 먹어가며 일을 했어요. 몸이 안 좋아지는 게 느껴지는데도 했어요.
-왜 그렇게까지 일을 한 건가.
손님들이 제 랩이나 춤을 보고 좋아하시는 걸 보면 카타르시스가 느껴져요. 그러다 보니까 그렇게 일을 했던 것 같아요.
-캐스트를 계속 했던 이유가 궁금하다. 어떤 매력이 있나.
그 공간은 사회랑 달라요. 학교랑 사회랑 다르다고 하잖아요. 거기는 또 새로운 세상이에요. 그 공간이 저랑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퇴사를 하고 나면 향수병처럼 '에버병'이 생기는 것 같아요.
-평소에 놀이공원으로 놀러 많이 가나.
거기서 일을 했다 보니까 잘 안가요. 오히려 놀이공원에 가면 일을 하고 싶어져요.
-요즘 많은 분들의 꿈이 퇴사다. 퇴사를 많이 해본 사람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개인적으로 준비를 갖춘 다음 퇴사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해요. 퇴사가 젊은 나이에는 해봐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현재가 너무 만족스러워도 퇴화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기한테 변화를 줘야 되는데 퇴사할 때 아무 생각 없이 하기보다 다음 스텝으로 어떤 걸 할지, 어떤 게 나를 자극해 줄지 생각한 다음에 퇴사하는 게 긍정적으로 퇴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멋진 알바생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했다. 처음 알바를 시작했을 때 가졌던 꿈을 얼마나 이뤘나.
저는 항상 계획을 세우는데 제가 20살 때 세웠던 계획보다 2~3년은 빠른 것 같아요. 그래서 빠르게 이룬 것 같아요.
-윤쭈꾸를 알아봐 준 방송인 장성규 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처음에는 성규 형 말이 틀린 줄 알았어요. 성규 형이 저를 봤을 때 방송 일해도 잘할 것 같다고 끼가 있다고 했거든요. 근데 그때 당시에는 준비가 안돼 있다고 생각했어요. 준비가 돼 있어야 대중들 앞에 나왔을 때 주저하지 않고 바로 행동할 수 있잖아요. 그때 성규 형의 말이 저한테 용기가 됐어요. 너무 감사해요.
-지난해 '소울리스좌' 김한나 씨가 화제가 됐는데 보면서 어땠나.
뿌듯하죠. 많은 사람들이 왜 아마존 랩을 주고 왔냐고 해요. 근데 아마존 랩은 아마존에 있을 때 가장 빛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랩을 주게됐고 저 말고도 아마존 랩 스타가 나오면 저한테도 도움이 되잖아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줬어요.
-윤쭈꾸의 꿈은 뭔가.
제 꿈은 예능MC예요. MC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대화가 잘 통하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저한테는 너무 좋고 그러다 보니까 MC라는 꿈을 위해서 여러 경험을 하고 그걸 통해서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오래하지 못할 것 같아요. 오히려 좋아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에버랜드에서 일하는 게 정말 좋아하는 일이었는데 어느 순간 지치더라고요.
근데 좋아하는 행동이라고 하면 놀이라고 생각하면 되잖아요. 노는 건 일이 아니니까. 그리고 일이더라도 그 일을 한번에 마스터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번에 마스터하게 되면 흥미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씩 습득한다고 생각하면 그 일을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