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빈틈없는 로맨스' 이지훈 "첫 주연작…책임감 뛰어넘는 감정 느껴"
2023-07-23 14:27
배우 이지훈의 발걸음은 정직하다. 한 걸음씩 또박또박 걷는 걸음은 조금 더딜지 몰라도 확실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지훈의 발걸음은 그의 필모그래피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드라마 '학교 2013'으로 데뷔해 '최고다 이순신' '블러드' '육룡이 나르샤' '푸른 바다의 전설' '언니는 살아있다!' '신입사관 구해령' '달이 뜨는 강' 등에 이르기까지 작은 역할부터 큰 역할로 역할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빈틈없는 사이'(감독 이우철)는 배우 이지훈에게 큰 의미인 작품이다. 그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지만 크고 작은 잡음으로 연기 생활에 혼란을 느끼던 때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책임감을 넘어 무슨 기분인지 표현 못 하겠는데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스코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지난해 여름 한 달 동안 광주에서 합숙하면서 정말 열심히 찍었거든요. 우리 모두의 영화니까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인 거죠."
영화 '빈틈없는 사이'는 방음이 안 되는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게 된 뮤지션 지망생 승진(이지훈 분)과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한승연 분)의 동거인 듯 동거 아닌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이지훈은 잘나가는 친구를 둔 뮤지션 지망생 '이승진' 역을 연기했다. 친구들은 포기한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는 '승진'은 심기일전을 위해 이사한 집에서 소음을 겪게 되고 '라니'와 모든 걸 공유하게 된다.
"시나리오를 읽고 '승진'은 딱 '청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거 제 모습과도 닮아있었고요. 저도 배우를 꿈꾸면서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했었거든요. 속으로 '26살까지만 해보고 안 되면 그만두자'고 커트라인을 정해놨었어요. 그 과정에서 제가 느낀 감정과 '승진'이 느끼는 감정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 중 인물에게) 공감도 많이 되었고요. 제가 느낀 경험을 토대로 '승진'을 만들어 갔어요."
체육특기생이었던 이지훈은 우연한 계기로 배우의 꿈을 꾸게 되었다. 군인 시절 우연히 본 드라마 '아이리스'와 뮤지컬 '이순신'이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고 꿈에 다가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지훈은 자신의 꿈에 다가가는데 성공했으나 극 중 '승진'은 아니었다. 그는 결국 현실에 부딪치고 꿈을 포기하게 된다.
"그의 마음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저도 연기를 시작했을 때 '26살까지만 해보자'고 나름대로 커트라인을 두었거든요. 저도 '학교2013'에 캐스팅되지 않았다면 연기를 포기했을 거예요. 가족들과도 그렇게 약속했고요. '승진'도 저의 심경과 같았을 거예요. 그의 선택이 안타깝지만, 깊이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이지훈은 '승진'의 절친한 친구로 등장하는 배우 고규필, 김윤성, 이유준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이름만 발음해도 웃음이 나는지 내내 즐거운 모습이었다.
"호흡은 정말 좋았어요. 실제로는 저보다 형들인데 친구처럼 지낼 수 있도록 (형들이) 편하게 대해주었죠. (고)규필 형은 웃을 때 소년 같아지는 데가 있고, (김)윤성 형은 실제 제 친구와 정말 닮았어요. 또 (이)유준 형은 친구들 중 한 명씩 있는 묵직한 친구 같은 느낌이 들어서 (연기할 때) 다 또래처럼 느껴졌어요."
'빈틈없는 사이'는 로맨스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와 얼굴을 마주하거나 감정을 나누지 않는다. 로맨스 영화로는 어려운 부분들이었다.
"촬영할 때 힘들었죠. 저야 형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많으니 괜찮은데 승연 씨는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홀로 연기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으니까요. 승연 씨와 저는 홀로 연기하는 상대를 위해서 촬영 때마다 직접 대본을 읽어주고 호흡을 맞추었어요. 좋은 상대 역이었어요."
이지훈은 상대 배우인 한승연에 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빈틈없는 사이'는 한승연에게도 도전이었던 작품이었을 터. 고민이 많은 그에게 "충분히 잘 해냈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승연이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스스로 '라니'라는 역에 아쉬움을 많이 표현하더라고요. 하지만 승연이는 참 잘 해냈어요. 언제나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도 승연이가 걱정할 만큼의 부족함은 없었어요.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않고, 아쉽다고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이지훈은 과거 '스태프 갑질'로 불리는 사건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지난 2021년 11월 IHQ 드라마 '스폰서'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일이었다. '스폰서' 제작진 단체 카톡방에서 출연 배우에게 관련한 폭로 글이 올라오며 세간에 알려졌다. 해당 글에는 출연 배우가 지인과 함께 촬영장을 방문했고, 지인은 제작진에게 욕설 등을 했다는 주장이 담겨있었다.
또 같은 날 이지훈의 갑질로 제작진이 교체되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폰서' 전 버전인 '욕망'의 박계형 작가는 "이지훈이 배역 비중이 적다고 제작사에 이의 제기했고 이 때문에 자신과 감독, 스태프들이 일방적으로 하차 통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스폰서' 측은 "제작사에서 설정의 위험한 부분이 있어서 작가에게 수정 요청을 했고, 대본상에서 주인공이 한 회에 4신밖에 없어서 상황을 살펴달라고 했는데 수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합의로 작가가 하차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 이후 이지훈은 약 8개월간 활동을 쉬었다. "그 일로 연기를 그만두려고 했다"며 속 깊은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마음이 무겁더라고요. 더는 이 일을 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너를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로 신경이 쓰이겠지만 10년 동안 함께 일했던 관계자들은 다 알 거다. 네가 그런 아이라는 걸'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에 힘이 났어요. 버티고 또 버텨보려고 했죠."
해당 논란은 해프닝에 그쳤다. 이지훈과 제작진들은 '욕설' 논란에 관해서도 화해했고 작가로부터 사과도 받았다.
"그 일을 통해서 좋은 환경을 좋은 사람들과 작업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어요. 나 또한 그런 분들과 일하도록 마음 넓은 사람,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지훈은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연기에 관해 더욱 확신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전 그냥 '촌놈'이에요. 정 많고, 따뜻하고, 당하더라도 당하는 대로 살고 싶어요. 살던 대로 살려고요. 그 일을 겪고 나니 그런 결론이 나더라고요. '살던 대로 살자' 그리고 연기에 대해 진심이라는 걸 더욱 실감하게 되었어요."
이지훈의 발걸음은 그의 필모그래피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드라마 '학교 2013'으로 데뷔해 '최고다 이순신' '블러드' '육룡이 나르샤' '푸른 바다의 전설' '언니는 살아있다!' '신입사관 구해령' '달이 뜨는 강' 등에 이르기까지 작은 역할부터 큰 역할로 역할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빈틈없는 사이'(감독 이우철)는 배우 이지훈에게 큰 의미인 작품이다. 그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지만 크고 작은 잡음으로 연기 생활에 혼란을 느끼던 때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책임감을 넘어 무슨 기분인지 표현 못 하겠는데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스코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지난해 여름 한 달 동안 광주에서 합숙하면서 정말 열심히 찍었거든요. 우리 모두의 영화니까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인 거죠."
영화 '빈틈없는 사이'는 방음이 안 되는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게 된 뮤지션 지망생 승진(이지훈 분)과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한승연 분)의 동거인 듯 동거 아닌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이지훈은 잘나가는 친구를 둔 뮤지션 지망생 '이승진' 역을 연기했다. 친구들은 포기한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는 '승진'은 심기일전을 위해 이사한 집에서 소음을 겪게 되고 '라니'와 모든 걸 공유하게 된다.
"시나리오를 읽고 '승진'은 딱 '청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거 제 모습과도 닮아있었고요. 저도 배우를 꿈꾸면서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했었거든요. 속으로 '26살까지만 해보고 안 되면 그만두자'고 커트라인을 정해놨었어요. 그 과정에서 제가 느낀 감정과 '승진'이 느끼는 감정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 중 인물에게) 공감도 많이 되었고요. 제가 느낀 경험을 토대로 '승진'을 만들어 갔어요."
이지훈은 자신의 꿈에 다가가는데 성공했으나 극 중 '승진'은 아니었다. 그는 결국 현실에 부딪치고 꿈을 포기하게 된다.
"그의 마음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저도 연기를 시작했을 때 '26살까지만 해보자'고 나름대로 커트라인을 두었거든요. 저도 '학교2013'에 캐스팅되지 않았다면 연기를 포기했을 거예요. 가족들과도 그렇게 약속했고요. '승진'도 저의 심경과 같았을 거예요. 그의 선택이 안타깝지만, 깊이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이지훈은 '승진'의 절친한 친구로 등장하는 배우 고규필, 김윤성, 이유준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이름만 발음해도 웃음이 나는지 내내 즐거운 모습이었다.
"호흡은 정말 좋았어요. 실제로는 저보다 형들인데 친구처럼 지낼 수 있도록 (형들이) 편하게 대해주었죠. (고)규필 형은 웃을 때 소년 같아지는 데가 있고, (김)윤성 형은 실제 제 친구와 정말 닮았어요. 또 (이)유준 형은 친구들 중 한 명씩 있는 묵직한 친구 같은 느낌이 들어서 (연기할 때) 다 또래처럼 느껴졌어요."
'빈틈없는 사이'는 로맨스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와 얼굴을 마주하거나 감정을 나누지 않는다. 로맨스 영화로는 어려운 부분들이었다.
"촬영할 때 힘들었죠. 저야 형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많으니 괜찮은데 승연 씨는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홀로 연기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으니까요. 승연 씨와 저는 홀로 연기하는 상대를 위해서 촬영 때마다 직접 대본을 읽어주고 호흡을 맞추었어요. 좋은 상대 역이었어요."
이지훈은 상대 배우인 한승연에 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빈틈없는 사이'는 한승연에게도 도전이었던 작품이었을 터. 고민이 많은 그에게 "충분히 잘 해냈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승연이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스스로 '라니'라는 역에 아쉬움을 많이 표현하더라고요. 하지만 승연이는 참 잘 해냈어요. 언제나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도 승연이가 걱정할 만큼의 부족함은 없었어요.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않고, 아쉽다고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이지훈은 과거 '스태프 갑질'로 불리는 사건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지난 2021년 11월 IHQ 드라마 '스폰서'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일이었다. '스폰서' 제작진 단체 카톡방에서 출연 배우에게 관련한 폭로 글이 올라오며 세간에 알려졌다. 해당 글에는 출연 배우가 지인과 함께 촬영장을 방문했고, 지인은 제작진에게 욕설 등을 했다는 주장이 담겨있었다.
또 같은 날 이지훈의 갑질로 제작진이 교체되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폰서' 전 버전인 '욕망'의 박계형 작가는 "이지훈이 배역 비중이 적다고 제작사에 이의 제기했고 이 때문에 자신과 감독, 스태프들이 일방적으로 하차 통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스폰서' 측은 "제작사에서 설정의 위험한 부분이 있어서 작가에게 수정 요청을 했고, 대본상에서 주인공이 한 회에 4신밖에 없어서 상황을 살펴달라고 했는데 수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합의로 작가가 하차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 이후 이지훈은 약 8개월간 활동을 쉬었다. "그 일로 연기를 그만두려고 했다"며 속 깊은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마음이 무겁더라고요. 더는 이 일을 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너를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로 신경이 쓰이겠지만 10년 동안 함께 일했던 관계자들은 다 알 거다. 네가 그런 아이라는 걸'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에 힘이 났어요. 버티고 또 버텨보려고 했죠."
해당 논란은 해프닝에 그쳤다. 이지훈과 제작진들은 '욕설' 논란에 관해서도 화해했고 작가로부터 사과도 받았다.
"그 일을 통해서 좋은 환경을 좋은 사람들과 작업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어요. 나 또한 그런 분들과 일하도록 마음 넓은 사람,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지훈은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연기에 관해 더욱 확신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전 그냥 '촌놈'이에요. 정 많고, 따뜻하고, 당하더라도 당하는 대로 살고 싶어요. 살던 대로 살려고요. 그 일을 겪고 나니 그런 결론이 나더라고요. '살던 대로 살자' 그리고 연기에 대해 진심이라는 걸 더욱 실감하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