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쏜날 美핵잠수함 찾은 윤 대통령…"확장억제 의지 보였다"
2023-07-20 07:52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평양~부산 사거리 SRBM 2발 발사
JSA 견학하던 주한 미군 1명 월북
송환 놓고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
평양~부산 사거리 SRBM 2발 발사
JSA 견학하던 주한 미군 1명 월북
송환 놓고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오후 3시 17분께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정박 중인 미국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에 오르기 위해 가교에 들어서자 종소리가 들려온다. 켄터키함이 윤 대통령 승선을 환영하기 위해 종을 2회씩 4번을 쳤다. 잠수함 선체 위에 있던 미군들은 이렇게 윤 대통령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켄터키함 선체 위에 설치된 연단에 올라 "한·미 양국은 핵협의그룹(NCG), SSBN과 같은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를 통해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압도적이고 결연히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이 부산에 입항한 미국 SSBN을 전격 방문했다. 북한이 이날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기습 발사한 지 약 12시간 만이다. 앞서 전날 부산작전기지에는 미국 오하이오급 SSBN인 켄터키함(SSBN-737)이 들어왔다. 오하이오급은 길이 170m, 폭 12.8m, 수중 배수량 1만8750t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켄터키함 전개는 미국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전개하고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미 양국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워싱턴DC에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두 정상은 대북 확장억제 강화 방안 중 하나로 SSBN 등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제시했다. 회담 두 달 반 만에 양국 주요 합의 사항이 이행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이날 새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발사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전 3시 30분쯤부터 3시 46분쯤까지 북한이 평양 인근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2발을 포착했다”며 “SRBM은 각각 550여 ㎞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말했다.
전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중 무단 월북한 주한미군 장병에 대한 송환 협상도 한반도 정세에 돌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18일(현지시간) 미군 1명이 JSA 견학 중 무단 월북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무엇보다 월북 미군 장병 송환을 놓고 단절된 북·미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거 미국인들이 북한에 갔다가 송환되는 과정에서도 북·미 간 협상이 진행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2009년 3월 북·중 국경지대에서 북한을 취재하다가 북한에 억류된 미국 기자 2명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같은 해 8월 직접 방북해 김정일과 대면한 뒤 석방됐다.
2009년 12월 무단 입북한 재미동포 대북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은 42일 만에 중국으로 풀려났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친서가 김정일에게 전달되는 등 북·미 관계의 꼬인 실타래가 풀리는 시기였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미국은 지금 자국민 보호와 한·미 동맹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대비해 이번 사건을 이용할 수도 있는 만큼 자국민 보호라는 점을 활용해 북한과 협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