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부실 채권 750조 육박…파산 물결 글로벌 경제 덮치나
2023-07-19 15:05
전 세계 부실 기업 채권 및 대출 총 5900억달러
고금리 '뉴노멀'…광범위한 디폴트 위기
고금리 '뉴노멀'…광범위한 디폴트 위기
이지머니(자금 조달이 쉬운 상태) 시대에 잔뜩 부풀어 오른 기업 부채가 세계 경제에 폭풍우를 몰고 오고 있다. 고금리가 뉴노멀이 되면서 기업 파산 물결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른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부실 채권(회사채) 및 대출 규모는 5900억달러(746조6000억원)가 넘는다. 부실 대출은 80센트 이하에서 거래되는 대출 채권을, 부실 채권은 미국 국채와 수익률 격차가 1000bp(1bp=0.01%포인트)가 넘는 80센트 이하 가치의 채권을 일컫는다.
부실 채권 및 대출이 많은 산업군을 보면 부동산(1683억달러), 헬스케어 및 제약(626억 달러), 리테일(326억달러), 텔레커뮤니케이션(627억달러),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335억달러), 기타(2282억달러) 순이다.
매체는 부실 채권 및 대출이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경제 성장과 신용 시장을 압박할 것으로 봤다. 특히 초저금리로 상징되는 이지머니 기간에 쌓아 올린 부실자산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고금리 환경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예상보다 오랜 기간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기업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미주 지역에서만 부실 채권 및 대출이 2021년 이후 현재까지 360% 넘게 폭증했다. 그 규모가 계속해서 늘어난다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광범위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 올해 미국에서만 120건이 넘는 대규모 파산이 발생하는 등 위기의 징후가 보인다.
S&P글로벌에 따르면 미국의 하이일드 채권과 레버리지론 규모는 2021년 기준 3조 달러로, 2008년 대비 두 배가 넘는다. 고수익 고위험 채권인 하이일드 채권과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레버리지론은 디폴트 위험이 커,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같은 기간 중국 비금융 기업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58.2%에 달한다. 유럽에서는 2021년 한 해에만 정크본드 판매가 40% 넘게 급증했다. 이러한 채권 중 상당수는 몇 년 안에 만기가 도래한다. 중국과 유럽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연준이 매파적 통화정책을 고수한다면, 상당수 기업이 상환에 차질을 겪을 게 뻔하다.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6월 기준 전 세계 투기 등급 회사의 부도율이 지난 12개월간 3.8%에서 내년에는 5.1%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악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2009년의 수준을 뛰어넘으며 13.7%까지 껑충 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금리와 재택근무 등으로 공실이 넘치는 상업용 부동산이 가장 취약한 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경제가 놀라운 수준의 회복력을 유지하면서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이러한 폭풍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