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반년 넘게 그대론데…시중금리 '롤러코스터' 타는 속사정은
2023-07-18 18:00
올 들어 시중금리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기준금리가 3.5%에서 멈춰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만기가 짧은 1년물 은행채(AAA·무보증) 금리도 한번 방향성을 바꿀 때마다 0.4%포인트 이상 폭의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면서 은행권 수신·여신상품 금리도 덩달아 출렁이고 있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의 주요 예금상품(12개월) 금리 상단은 3.71~3.80%로 집계됐다. SC제일은행(e-그린세이브예금)과 Sh수협은행(헤이정기예금)의 12개월 예금상품 금리 상단은 각각 4.2%, 4.0%까지 올랐다.
이와 같은 예금금리 인상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추이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에 대한 가중평균금리를 뜻하는 코픽스는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 추세를 반영해 움직인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1월 3.82% 수준이었으나 이후 2월(3.53%), 3월(3.56%), 4월(3.44%) 등으로 뚜렷한 흐름 없이 등락을 이어가다 최근 들어서야 3.56%, 3.70%로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금리가 등락을 이어가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시장 기대감과 실제 금융 흐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를 근거로 연내 기준금리 인하로 방향성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이 꾸준히 형성돼 은행채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급락했던 은행채 금리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다시 오르는 현상이 반복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권이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주요 자금조달 경로 중 하나인 은행채 금리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이다. 올해 하반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규모가 102조3922억원에 달하는 데다 자회사 신용공여 한도와 은행 예대율 규제 정상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상향,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적립 등 은행으로서는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작년 하반기 은행 예금에 많은 돈이 몰리는 역(逆)머니무브가 발생한 이후 12개월 상품의 만기가 곧 도래할 예정이어서 이에 대한 대비에도 나서야 한다.
시장 안팎에서는 오는 25~26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됐다는 점에서 은행채 금리 추가 상승에 대한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2%포인트까지 벌어지고 2.25%포인트 격차의 가능성까지 열려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또 다른 관계자는 “한은이 지난 13일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통방문)에 지난 5월 통방문에는 없던 ‘주요국의 통화정책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문구를 넣었다”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시중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미국 기준금리 방향이 향후 자금시장이 일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