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마치자마자 달려간 尹대통령…"산사태 피해, 어이가 없다"

2023-07-18 02:00
6박 8일 유럽 순방 복귀...중대본 주재하고 경북 예천군 산사태 현장 방문

6박 8일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해 집중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경북 예천군 산사태 피해 현장에서 김학동 예천군수에게 피해 상황 등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유럽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집중호우 대응 태세로 전환했다. 윤 대통령은 공직자들을 겨냥해 "재난 대응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질타한 반면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에게는 "정부가 다 복구해드릴 것"이라고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6박 8일간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을 마치고 이날 오전 5시 27분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심각한 국내 호우 피해 상황을 감안해 일부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 시간을 앞당겼다. 순방 성과를 알리기 위한 기내 기자간담회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귀국길에 수해 피해민들을 의식해 검은색 정장을 착용했다.

3시간 뒤 윤 대통령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위험 지역에 대한 진입 통제와 위험 지역에 대한 선제적 대피를 작년부터 거듭 강조하고 있다"면서도 "현장에서 재난 대응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국민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는 다수 사상자를 낸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침수가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국민 안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집중호우가 올 때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상황을 둘러보고 미리미리 대처해 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기상 이변은 늘 일상화하는 것"이라며 "기후 상황을 우리가 늘상 있는 것으로 알고 대처해야지, 이상 현상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은 완전히 뜯어 고쳐야 된다"고 강조했다.
 
중대본 회의를 마친 윤 대통령은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피해 현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해당 지역은 산사태와 침수로 이날 오전 기준 사망자 9명이 나왔고 대부분 민가와 창고가 무너지거나 파손됐다.
 
윤 대통령은 이재민들을 만나 "어이가 없다"며 "해외에서 산사태 소식을 듣고 그냥 주택 뒤에 있는 그런 산들이 무너져서 민가를 덮친 것이라고 생각했지, 몇백 톤 바위가 산에서 굴러내려 올 정도로, 이런 것은 살면서 처음 봤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좁고 불편하겠지만 조금만 참고 계시며 식사를 잘하시라"며 "정부에서 다 복구해 드리고 할 것이니 너무 걱정마시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현장 복구 작업 중인 주민들과 경찰, 군 장병들을 만나 "수고 많으시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