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집중'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희망퇴직 접수 시작

2023-07-14 16:34
인력 재배치 이어 사업 재편과 경영 쇄신 지속

[사진=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경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공식화했다. 앞서 직원 대상으로 진행한 카카오 계열사 이동·전직에 이어 희망퇴직 프로그램으로 추가 감원에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전날 사내에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이달 말까지 접수한 신청자에게 △퇴직금 △근무 기간별 기본급(최장 6개월) △전직 지원금을 지원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클라우드 중심 사업 재편과 경영 쇄신을 위해 지난 5월부터 공동체 이동 지원 프로세스와 전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며 “이어 희망자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공동체 이동 지원은 사업 철수 등에 따라 업무를 조정해야 하는 임직원이 계열사 안에서 다른 직무를 찾도록 돕는 절차다. 카카오는 5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경쟁력 낮은 사업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희망퇴직을 시작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의 사내기업(CIC)인 ‘카카오 AI랩 CIC’를 전신으로 하는 기업간 거래(B2B) 사업 계열사다. 지난 2019년 12월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다.

이후 인공지능(AI) 기술 역량을 바탕에 놓고 카카오톡 기반 디지털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더해 기업·공공 IT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 수요를 공략하는 데 힘을 쏟았다. 기업용 메신저 ‘카카오워크’와 AI 솔루션을 공급해 왔다.

출범 초 2021년 1월 산업은행에 기업가치 1조원 규모의 ‘고성장 혁신기업’으로 인정돼 10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받았다. 이후 공격적 채용·인수합병으로 2022년 감사보고서 기준 임직원 수를 1200명 가까이 늘렸다.

하지만 이 투자를 실적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2022년 연결감사보고서 재무제표에 매출 1633억원, 영업손실 1406억원을 썼다. 운영자금 부담이 커져 작년 말부터 카카오에 단기차입금(누적 2000억원)을 수혈받았다.

지난 5월 백상엽 전 대표가 사임하고 작년 1월 합류한 이경진 전 클라우드 부문장이 대표직을 맡았다. 이 대표는 당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인수된 클라우드·빅데이터 관리 기업 ‘엑슨투’를 설립한 경력 20년 전문가다.

이 대표는 5월 기자간담회에 대표 내정자로 참석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하고 내년 완공하는 카카오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 서비스 거점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으로 이 대표 체제 하에서 클라우드를 사업 중심에 놓고 수익성을 확보해 누적된 적자 해소에 집중할 전망이다. 클라우드에 집중하기로 한 전략 방향에 맞춰 현재 재직 중인 인력 상당수를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