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LS그룹 회장, 석달만에 또 폴란드行···'배전반' 유럽시장 공략에 진심

2023-07-14 05:50
이번엔 尹대통령 경제사절단으로 동행
주요 완성차업체 거점서 직접 현장 챙겨
현지 법인 매출 증가세···경쟁력 청신호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폴란드를 방문한 경제사절단 가운데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4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폴란드를 재방문하는 등 유럽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구 회장은 올해 두 차례나 현지를 방문한 만큼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직접 현장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향후 LS그룹이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윤석열 대통령 폴란드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부터 업무협약(MOU) 체결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무역상담회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폴란드는 지난 4월 구 회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택해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약 3개월 만에 다시 폴란드를 찾은 것 역시 LS그룹 내 유럽 시장의 중요성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유럽 시장을 구 회장이 직접 챙기는 배경은 바로 '배전반'에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가 유럽을 거점으로 하고 있어 배터리, 전기차 등 관련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유럽 시장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폴란드를 재차 방문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구 회장은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꼽은 바 있다.
 
그 가운데 유럽 내 거점으로 삼은 폴란드에서는 계열사 LS전선이 지에르조니우프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부품 생산 법인(LSEVP)과 통신 광케이블 생산법인(LSCP)을 각각 2017년, 2018년 설립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유럽 시장 내 고객 대응은 물론 현지 점유율 확대와 납기 대응력 강화 등이 목적이다.
 
실제 LSEVP는 현재 폭스바겐, 포드, 르노 등 다양한 유럽 완성차 업체에 공급되는 전기차 배터리 부품을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 법인에 공급하고 있다. 이를 포함한 LS그룹 폴란드 현지 사업 규모는 약 2억2700만 달러에 달한다. 사업을 확장하며 매년 매출 등이 증가 추세에 있다.
 
올해 1월 미국 전선 계열사인 슈페리어 에식스(SPSX)가 유럽 최대 무산소동(OFC) 생산기업인 L&K를 인수한 것도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확장하려는 전략 일환이다. 무산소동은 전기차 구동모터용 권선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소재다.
 
이에 따라 무산소동을 만드는 L&K부터 시작해 전기차 구동모터용 권선이 생산되는 SPSX의 독일·세르비아 공장을 거쳐 현지 완성차 업체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을 유럽에서 확보하게 됐다.
 
업계는 '배전반' 가운데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장 늦은 분야는 반도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배터리, 전기차 분야는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반면 반도체는 아직 소재, 장비 등 어떤 시장에 진입할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 계열사 LS 엠앤엠(MnM)의 반도체 세척용 고순도 황산(PSA) 생산을 제외하면 반도체 관련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은 그룹 내 전무하다는 시각이다. 이에 따라 향후 반도체 관련 기업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는 “성장 시장인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등에 많은 기업이 앞다퉈 뛰어들면서 경쟁을 버텨내기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시장에서 선제적인 입지 확보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LS전선 폴란드 통신 광케이블 생산법인(LSCP)에서 구자은 LS그룹 회장(왼쪽 둘째)과 명노현 (주)LS 부회장(왼쪽 첫째)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LS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