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쏟아부은 韓 여름 영화…관객 마음 돌릴 수 있을까?

2023-07-13 06:00

[사진=영화 메인 포스터]
지난여름 극장가는 썰렁한 분위기였다. 통상 성수기로 불리는 여름 극장이었지만 영화 '비상선언' '외계+인' 등이 손익분기점(BEP)을 채 넘지 못하며 업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제작비 360억원을 들인 영화 '외계+인'은 손익분기점이 730만명으로 알려졌으나 누적관객수는 153명에 그쳤고, 제작비 300억원을 들인 영화 '비상선언'은 손익분기점이 500만명이었지만 누적관객수는 205만명이었다.

지난해 개봉한 '여름 영화'가 흥행 실패를 겪으며 한국 영화계는 크게 위축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몇백억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들은 개봉을 미루며 눈치만 살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올해 영화 '아바타2'와 한국영화 '범죄도시3'가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영화계는 다시금 활력을 찾는 분위기. 특히 극장 성수기인 여름 시장은 유명 감독들이 차례로 대작 영화를 내놓으며 한국영화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여름 관객들과 만날 영화는 류승완 감독의 '밀수',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 김용화 감독의 '더 문',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다.

여름 개봉을 노리는 4편의 영화는 제작비만 총 800억원대로 추후 마케팅 비용까지 합치면 1000억원대에 육박한다. 1000억원을 쏟아부은 한국영화가 다시 부흥기를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순제작비 175억원의 영화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는 내용이 담긴 범죄활극이다. 영화 '베테랑' '군함도' '모가디슈'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충무로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김용화 감독의 '더 문'은 순제작비만 약 285억원으로 알려졌다.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 분)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 분)의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세트와 미술 제작, 음향 등 모든 영역을 세세하게 공들였다.

영화 '비공식작전'은 순제작비 200억원 대로 알려졌다.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 넷플릭스 '킹덤'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하정우와 주지훈이 주연을 맡았다. 모로코 로케이션으로 구현한 1987년의 레바논은 이색적 풍광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지진을 견뎌낸 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외부인으로부터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순제작비 180억원대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