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새마을금고發 부동산PF 리스크 '제한적'

2023-07-12 18:00

사진=아주경제DB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연체율 급증 이후, 저축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고조되고 있다. 전 금융권에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일단 저축은행이 새마을금고와 공동으로 참여한 부동산 PF 자체가 많지 않은 만큼, 이번 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당수 저축은행의 브릿지론(고수익·고위험) 비중이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하고 있어, 추후 건전성 저하가 급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크다.

12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8개 저축은행(SBI·KBI·신한·우리금융·IBK·BNK·웰컴·JT친애)이 새마을금고와 공동으로 참여한 브릿지론 익스포저 규모는 590억원으로, 전체 중 3%에 그쳤다. 자기자본 대비 부담도 3.7%로 미미했다. 이번 새마을금고 사태의 위험성이 저축은행으로까지 전이될 가능성은 현저히 적다는 뜻이다. 새마을금고는 저축은행보다 큰 규모의 사업장에 주로 참여한 만큼, 함께 참여할 유인 자체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업권 내 부동산 PF에 대한 위험성은 ‘현재 진행형’이다. 저축은행들의 1분기 말 평균 연체율은 5.1%로 새마을금고(5.3%)와 0.2%포인트 차이밖에 나질 않았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저축은행의 하반기 산업전망에 대해 사업환경 ‘비우호적’, 실적 ‘저하’, 등급 전망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유는 부동산 PF 건전성 저하에 대한 우려다.

앞서 한기평이 진행했던 주요 저축은행 12곳(NH·키움·키움예스·OK·웰컴·바로·모아·푸른상호·스마트·흥국·JT·다올)의 작년 말 부동산 PF(본PF+브릿지론) 대출 규모는 9조5000억원으로, 업체당 평균 7890억원에 달했다.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30%에 이를 정도로 높았다. 이 중에서도 브릿지론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평균 134%로, 증권업(9%), 캐피탈(29%) 등을 크게 상회했다.

한기평은 부동산 PF 건전성 저하가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본격화할 것으로 봤다. 3월 말 기준으로 아직까진 PF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4.1%)이 총여신에 대한 고정이하여신비율(5.2%)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기평은 이에 대해 정부와 금융당국의 광범위한 지원책에 기인해 부동산PF(본PF+브릿지론)의 자산 건전성 저하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고 봤다.

하지만 이로 인해, 하반기 이후 PF 부문의 급격한 자산 건전성 저하, 대규모 손실 발생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계속 지연시키면 향후 재무건전성에 미칠 영향 역시 불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저축은행 자체적으로 적극적인 부실인식, 매각 등을 통해 PF 익스포저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기평 관계자는 “조기에 부동산 PF 익스포저 부실을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손실(매각포함) 처리한 저축은행의 경우 재무건전성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