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방송법 시행령에 따라 오는 12일부터 전기료·TV수신료 분리 납부가 시행된다. 하지만 TV수신료를 전기료와 분리해 고지하고 징수하는 체계를 온전히 갖추기까지 3개월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1일 국무회의에서 TV수신료를 전기료와 분리해 고지하고 징수하는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의결돼 12일부터 개정된 시행령이 공포·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수신료를 전기료와 별도 고지하고 징수해 국민이 수신료 징수 여부와 금액을 명확히 알 수 있고 잘못 부과되면 바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TV수신료는 방송법에 따라 TV를 가진 국민이 내는 돈(월 2500원)으로 KBS·EBS의 재원이다. 한국전력공사는 TV수신료를 위탁 징수해 왔다. 그간 전기료에 TV수신료가 합산 징수돼 국민들이 수신료 납부 사실 자체를 어려웠고 TV가 없는데도 수신료를 내기도 했다. 합산 징수를 알더라도 수신료를 전기료와 따로 낼 수 없었다.

방통위는 분리징수 제도 도입시 TV가 없는 세대가 수신료를 안 낼 권리가 강화되는 등 수신료에 대한 국민 관심과 권리 의식을 높이고 편익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신료 미납시 전기료 미납으로 간주돼 단전 우려가 있었으나 앞으로 수신료 미납만으로 단전되는 부작용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전기료와 수신료를 완전히 분리해 고지하고 징수하기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한전이 KBS와 협의 등을 거쳐 고지서 제작과 발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수납 시스템을 보완하는 단계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대로 통합 고지한 요금을 여러 방식으로 분리 납부하는 과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방통위는 과도기 한전 계약자가 전기료와 수신료를 분리 납부하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우선 예금계좌와 신용카드 등으로 자동이체하는 자동납부 방식으로 요금을 내는 계약자는 한전 고객센터에 매월 납기 마감 4일전까지 신청해 수신료를 제외한 전기요금만 납부 마감일에 자동 출금되게 할 수 있다. 수신료는 8월초 단문문자메시지(SMS)로 일괄 발송하는 수신료 납부용 별도 지정계좌로 내면 된다.

수동으로 지정계좌에 납부하는 계약자는 12일부터 전기료 청구서에 표기된 지정 계좌에 전기료와 수신료를 구분해 입금하면 된다. 신용카드 납부 계약자는 12일부터 고객센터 상담사와 연결해 분리 납부를 신청하거나 7월말 시스템이 보완된 이후 ‘한전:ON’에서 전기요금 신용카드 수납 메뉴를 선택해 분리 납부할 수 있다.

수동으로 은행 지로, 편의점을 통해 납부하는 계약자는 당장 납부금액 조정이 불가능하다. 과도기 이후 전기료와 수신료 분리 납부를 해야 한다. 가상계좌 납부 계약자는 과도기에 청구서 표기 지정계좌 또는 고객센터 상담사를 통한 신용카드 납부로 분리 납부할 수 있다.

한전과 직접 전기사용 계약을 맺지 않고 아파트 등 집합건물로 전기료와 수신료가 관리비 고지서에 합산 청구되는 곳의 개별 세대는 관리사무소 등에 TV 수신료와 관리비 분리 납부를 신청해야 한다. 관리주체가 수신료 별도 수납 방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면 아파트 등의 개별 세대도 TV 수신료를 분리 납부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