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노랑풍선 대표이사 "아메바 경영으로 위기 극복…노랑풍선 더 높이 날아오를것"

2023-07-12 00:00
조직 작게 나눠 개개인에 역할·책임
여행업계 첫 '이익 성과제·스톡옵션'
'주인의식' 동기 부여로 성과 이끌어내
고객과 실시간 소통 '휴먼 서비스' 강점

본지와 인터뷰한 후 포즈를 취하는 김진국 노랑풍선 대표이사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메바 경영'. 회사 내 조직을 부문별로 작게 나누어 개개인에게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직원이 회사 지시에만 맞춰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직원 개개인에게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해 이들이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 경영 방식은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그룹 명예회장이 주요 경영 핵심어(키워드)로 내세우며 화제가 됐다. 교세라그룹의 성공을 넘어 고사 직전에 처한 JAL(일본항공)을 일으켜 세우는 '신화'를 쓴 만큼 국내 다수 기업 총수들이 이 경영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김진국 노랑풍선 대표이사(60)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가 3년 넘게 지속하면서 여행업체가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을 때 노랑풍선으로 이직한 김 대표는 '아메바 경영'을 경영 주요 핵심어로 삼았고 직원 복지 향상 등에 힘을 실었다. 

지난달 27일 오전 노랑풍선 사옥 집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여행업에서 경쟁력은 인적 자원"이라고 강조하고 "복지정책을 더 확대하겠다. 가장 소중한 자산인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회사가 더 성장하는 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성장 잠재력 큰 노랑풍선···크고 강한 회사로

'여행통'인 김 대표가 여행업 전반에 팽배한 위기 상황을 모를 리 없었다. 항공사(캐세이퍼시픽)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지난해 2월까지 무려 18년간 하나투어에 몸담은 인물이니 말이다. 

그런데 도산 직전에 처한 여행시장, 그 고통을 감내해온 김 대표가 굳이 어려운 여행업계로 또다시 자리를 옮긴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노랑풍선이 가진 잠재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랑풍선이 가진 잠재력을 높이 샀어요. 그리고 이 잠재력을 바탕으로 노랑풍선을 더 강한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었습니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비용을 어떻게 하면 적절하게 쓸 것인지를 고민했다면 코로나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면 비용을 줄여 기업을 생존시킬 것인지를 고민해야 했다. 노랑풍선으로 이직한 후 회사가 품은 잠재력과 비전을 믿고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버텼고 결국 극복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모든 것이 직원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 준다'는 확신을 갖고 앞으로도 회사, 그리고 업계 발전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일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직원에 스톡옵션 지급 '화제'···책임경영 마인드 공유 

김 대표의 경영 방식은 이나모리의 '아메바 경영'과 많은 부분 닮았다. 바로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뛸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다. 

최근 노랑풍선이 전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해 화제가 됐다. 실적 개선 호조에 따라 임직원 333명에게 스톡옵션을 총 85만8250주 지급한 것이다. 

여행업계 최초로 이익 성과제도도 새롭게 도입했다. 전 구성원이 목표 실적 달성 시 성과에 대해 동기부여 차원에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이미 지난 1분기 실적에 따라 성과급 지급을 완료했다. 

그는 "이익 성과제도를 도입했다. 팀장들이 소사장으로서 매출과 비용을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한 이유는 그만큼 책임과 권한, 그리고 결과에 대한 보상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이익을 낸 팀을 대상으로 이익 목표 초과분에 대해 직원들에게 보상을 줄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임직원이 '노랑풍선은 내 회사'라는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싶었습니다. 회사와 직원이 함께 성장하고, 성과에 따른 보상 또한 확실하다는 것을 직원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줄 것입니다. 스톡옵션도 지속적으로 지급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노랑풍선은 입사 1년 차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을 인상하고 설·추석·창립기념일·생일 등 총 4차례에 걸쳐 4회 총 80만 복지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이 포인트는 자사 여행상품과 항공권 구입, 카페테리아, 복지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 직원들이 항공 공급가 대비 약 10% 수준 금액으로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노랑풍선이 시행하는 대표적인 복지제도다. 
 
지난달 27일 집무실에서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진국 노랑풍선 대표이사.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고객이 원하는 상품 만들어야" 상품 차별화가 '답'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객 눈높이는 높아지고 니즈도 계속 변화하지요. 이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스템을 더 고도화해야 합니다."

김 대표는 "최근 열풍을 몰고 온 챗GPT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양질의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객 유입부터 데이터 생성, 축적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 원하는 시기에 상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대표는 "고객 중심으로 상품을 만들고, 실시간 관리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바로 차별화 전략"이라고 짚었다. 

"노랑풍선만의 강점은 '휴먼 서비스'입니다. 상품을 개발한 상품기획자가 본인이 직접 고객들과 실시간 소통하면서 고객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의견을 상품에 즉각 반영하기 때문에 그 어떤 곳보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기존 패키지 여행상품의 틀을 벗어나 세분된 고객 중심의 테마형 패키지 상품을 기획·개발하고 현지 운영자와 인솔자의 서비스 질 제고에도 힘씁니다. 이 모든 휴먼 서비스를 통해 결국 글로벌 OTA가 따라올 수 없는 서비스가 실현되는 거죠."

노랑풍선은 현지 여행사와 인솔자 상황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예를 들어 가이드 서비스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이를 실시간으로 대응해서 변경한다. 매년 VOC 채널을 통해 고객의 칭찬글을 취합하고 내부 직원 의견을 더해 우수한 현지 여행 서비스를 제공한 인솔자를 선정해 시상하는 등 소비자 중심 경영 활동 확산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이것이 고객 만족을 높일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라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잘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이런 운영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랑풍선은 작지만 알토란 같은 회사예요. 400여 명에 이르는 우수한 직원이 가진 전문성은 어느 곳에 내놔도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김진국 노랑풍선 대표이사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외형 성장 고민···시스템 고도화 재차 의지

김 대표는 외형 성장과 함께 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노랑풍선이 잘한 부분은 유지·계승하고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은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하려고 합니다. 상장된 회사로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고민하고, 외형 키우기에도 힘을 쏟겠습니다."

김 대표는 "해외여행 수요가 높은 동남아시아, 유럽 지역 볼륨은 유지하면서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에 대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패키지 상품을 차별화·다양화하고 지속적인 신상품 개발과 타깃 마케팅 해법을 연계한 개인화 마케팅에 집중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 고객의 결제 서비스가 다변화함에 따라 노랑풍선 역시 결제 시스템을 확장하고 자유여행 서비스와 연계한 UI·UX(사용자 환경·사용자 경험) 고도화 작업 또한 지속하고 있어요. 고객 편의성을 높여 닷컴 유입을 확대하고 이를 구매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자사 판매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스템 고도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노랑풍선은 자사 채널을 통한 판매 비중이 가장 높지만 카드, 금융 등 오프라인 채널과 포털, 실시간 방송 판매, 소셜. 오픈마켓, OTA 등 온라인 판매 채널, 세일즈 제휴를 통해 채널별 고객 특성에 맞는 상품도 차별화할 계획이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 생각이다.

"여행업은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고객이 만족하도록 토털  매니지먼트 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곳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니즈와 여행의 트렌드를 끊임없이 분석하고, 고객 중심의 상품 개발과 판매·공급 시스템이 확보돼야 하죠. 즉 여행업에 대한 경험 능력이 핵심 요인이에요. 공급자가 고객을 이끄는 시대가 아니라 고객이 가진 지식과 정보를 충족할 수 있는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노랑풍선 사무실 풍경. 업무에 열중하는 직원들 모습이 눈길을 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