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신통기획 1년 8개월간 44곳, 6만2000가구 확정···"연내 75곳 기획 완료할 것"(종합)

2023-07-05 17:53

5일 창신·숭인 지역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 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서울시]

오세훈표 주택정책의 핵심사업인 '신속통합기획'이 1년 8개월 만에 전체 대상지 중 절반가량인 44개 구역, 총 6만2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확정됐다. 서울시는 연내 누적 75개소까지 기획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5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신통기획 성과를 발표했다. 신통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개입해 사업성과 공공성이 적절하게 결합된 정비계획안을 짜서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오세훈 시장이 추진한 주택·건축 분야 핵심 사업으로, 서울시는 신통기획을 통해 사업 진행 시 정비구역 지정까지 필요한 기간을 기존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전임 시장 10여 년간 서울 시내 재개발·재건축은 상당히 침체됐다. 2007년 39개 구역이던 재개발구역 지정이 2015년부터 5년간 0건이었다"며 "이로 인해 주거 낙후 문제 뿐 아니라 주택공급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집값이 폭등하는 결과가 왔다고 본다"고 신통기획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시는 2021년 5월 재개발 6대 규제완화, 8월 재건축 정상화 추진계획을 내놓고 그해 9월 신속통합기획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총 82개소(재건축 20곳·재개발 62곳)가 추진됐다. 현재 44개소, 약 6만2000가구에 대한 기획이 완료됐다. 나머지 38곳은 기획과 자문 단계다. 연내에 75개소에 대한 기획까지 마치면 전체 중 90%가 마무리되는 셈이다. 시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82개소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신통기획안 완료 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지금까지 총 8개소이며, 연내 22개소(누적)까지 지정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총 75개소에 대한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추진현황 및 계획 [자료=서울시]

시는 신통기획 대상지 사업 진행과 함께 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 1월 자문방식을 도입해 기존 계획이 마련된 지역일 경우 기획설계용역·발주 없이 자문을 통해 계획수립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했다. 지난 5월에는 기존 연 1회 공모에서 수시 신청, 월 1회 선정 방식으로 전환했다. 

명노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과장은 "자문방식을 통해 신통기획이 추진 중인 사업지는 재개발의 경우 여의도 삼부아파트 등 7개소가 있고, 재건축은 총 6개소가 있다. 용두3·종암·목2동·사당4동·갈현동·공덕동 등이 해당된다. 이밖에 대치 선경, 여의도 목화·대교, 반포 미도2차 등 재건축 단지 8개소는 구청에 자문방식 신통기획 신청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소외지역 정비 △생활편의공간 조성 △수변감성도시 △디자인혁신 등 4개 원칙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도시재생사업 등이 추진됐으나 효과가 미흡한 곳, 정비구역 해제지 등 그간 개발에서 소외된 지역에는 '소외지역 정비'에 중점을 둔 신통기획을 추진한다. 대상지에 용도지역 상향 등 유연한 도시계획을 적용하고 공공시설 복합화 등으로 사업 실현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시는 재개발 1차 후보지 중 가장 난제였던 창신·숭인동 일대를 비롯해 가리봉2구역, 신림7구역 등에 신통기획 확정을 통해 실질적 주거환경 정비 개선안을 마련했다. 
 
서울시 신통기획 원칙 중 '소외지역 정비'에 중점을 둔 신림동 675 일대 예상 조감도 [사진=서울시]

또 지역으로 연계되는 공공시설과 생활편의공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차량통행이 단절되거나 경사지고 좁아 보행이 불편한 노후 저층주거지를 인접 사업지와 통합계획해 지역과 소통하는 열린 단지로 만든 사례가 대표적이다. 

연접한 공덕A(마포구)·청파2구역(용산구)의 경우, 주변을 고려해 차량·보행동선 및 녹지축을 통합적으로 계획한다. 상도14구역은 오랫동안 사업이 정체됐던 상도11구역과 연계해 단절되고 가파른 성대로가 제 기능을 하도록 계획했다. 

대표적 노후·저층주거지인 하월곡동 70-1, 상계동 154-3 일대 등에는 주거환경 정비와 더불어 대규모 공원, 공공도서관 등 문화·여가시설을 배치했다.

'수변감성도시'도 구현하고자 했다. 마천5구역은 인접한 성내천 복원(2028년 예정)과 연계해 가로공원, 수변광장, 도서관 등을 조성해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지역명소로 조성한다. 홍은동 8-400, 쌍문동 724일대는 단지와 천변의 경계를 허물어 보행도로, 오픈스페이스, 공원, 근린생활시설 등 활력있는 수변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서울시 신통기획 원칙 중 '디자인 혁신'에 중점을 둔 여의도 시범·한양아파트 예상 조감도 [사진=서울시]

아울러 유연한 높이계획으로 개방감을 높이고 건축물 디자인 특화로 한강변 경관과 스카이라인에 다채로운 변화를 줄 예정이다. 나아가 도시경쟁력을 창출하고 주거공간 혁신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압구정 아파트의 경우 광역통경축 확보 및 최고높이 상향을 통해 부채꼴 한강변 특성을 반영한 '파노라마 경관'을 구현했다. 여의도시범·한양아파트는 63빌딩부터 여의대로까지 U자형 스카이라인을 계획해 수변, 도심 등 특화주동 배치 등 차별화된 경관을 조성할 예정이다.

단지별로 지하철역에서 한강공원 가는 길을 활성화하고 공연장, 테마공원, 수상스포츠시설 등을 조성해 시민모두가 한강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그간 다양한 주체들과 주민설명회 등 총 1000회 이상 소통 기회를 가졌으며, 주민갈등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지속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명노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과장은 "주민 갈등으로 신통기획 철회 요청을 했던 송파구 한양2차의 경우, 시는 주민 간담회를 진행하고 추가 의견을 받으며 조정하는 중"이라며 "더 좋은 안이 있으면 주민 의견을 언제든지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남준 국장은 "신통기획은 서울시 혼자가 아니라 주민, 전문가와 함께 다양한 주체가 충분한 소통을 통해 통합적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신통기획을 통해 낙후지 주거 환경 개선과 안정적인 주택 공급 활성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기획이 완료된 지역에서도 후속 절차가 지체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창신·숭인 신통기획 사업지를 찾아 "(조합에서) 어떻게 밑그림을 그려서 구청을 통해 서울시에 요청을 해오느냐에 따라 사업의 진척 속도가 달라진다"며 "빠른 속도로 총의를 모아 '어떤 형태로 진행이 됐으면 좋겠다' 하는 안을 빨리 내주시면 서울시도 속도를 내 시민 여러분들의 안전과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어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