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佛 웹툰 시장 주목도…네카오 경쟁 속 중소 업체들도 '기웃'

2023-07-05 12:00
네이버웹툰, 파리 지하철역 대대적 광고…현지 웹툰 박람회에도 참석
카카오픽코마, 2년 연속 '재팬엑스포' 오피셜 파트너…자사 웹툰 소개할듯
NHN 등도 현지 사업 지속하는 가운데 韓 중소 제작사들도 佛 시장 관심 ↑

네이버웹툰이 프랑스 지하철역에 실시한 웹툰 옥외 광고의 모습. [사진=네이버웹툰]
프랑스 웹툰 시장을 놓고 벌이는 국내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현지에서 홍보를 강화하며 사업 확대에 나선 가운데 국내 웹툰 제작사들도 현지 시장 진출을 눈여겨보고 있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 주요 지하철역에 대대적으로 자사의 웹툰 광고를 진행했다. 화산귀환, 사신소년 등 인기 웹툰을 내걸고 "위에서 아래로 읽을 수 있다면, 무엇하러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나요?"라는 문구를 담았다. 기존 출판 만화와 달리 웹툰이 위에서 아래로 스크롤하며 읽는다는 특징을 내세운 것이다.  

사실 네이버웹툰은 프랑스 현지 웹툰 시장에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는 강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100만명 이상의 프랑스 독자를 확보했다. 프랑스 내 웹툰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이 같은 광고 캠페인을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은 오는 13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어메이징 페스티벌'에도 대형 부스를 꾸려 웹툰 홍보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참가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픽코마 역시 오는 13일부터 나흘간 개최되는 프랑스 최대 서브컬처 행사 '재팬엑스포'에 오피셜 파트너로 참가한다. 재팬엑스포는 일본 만화·애니메이션·게임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 서브컬처를 소재로 한 전시회다. 지난해 카카오픽코마는 오는 2024년까지 3년간 재팬엑스포의 오피셜 파트너로 활동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재팬 엑스포를 통해 일본·프랑스 픽코마에서 연재되고 있는 웹툰·만화(망가) 등을 프랑스 현지에 소개할 예정이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3월 일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프랑스에도 출시했다. 이후 빠르게 현지 시장 안착에 성공했고 그 결과 웹툰 플랫폼 중 네이버웹툰에 이어 매출 2위에 올랐다.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의 웹툰·웹소설 IP가 프랑스에서도 통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양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NHN(포켓코믹스), 콘텐츠퍼스트(태피툰) 등 다른 웹툰 플랫폼 업체들도 현지에서 만화 앱 부문 매출 5위 안에 들며 선전하고 있다. 포켓코믹스는 로맨스판타지 등 여성향 웹툰 장르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태피툰은 한국 유명 웹툰을 프랑스어로 번역해 연재한다.

프랑스 시장에 진입하려는 신규 업체들도 많다.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콘진원 주최로 열린 'K-스토리&코믹스 인 유럽'에는 대원씨아이, 학산문화사, 케나즈 등 국내 만화·웹툰 제작사들이 참여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진출 기회를 모색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웹툰 플랫폼 '만화경'을 통해 해당 행사에 참여했다. 콘진원 관계자는 "참가 기업 선정 과정에서 기업이 직접 비즈니스 할 수 있는 작품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는지, 보유 콘텐츠를 통해 다각도 비즈니스를 기대하는지 등을 고려해 참여 기업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이 프랑스 웹툰 시장을 눈여겨보는 이유는 유럽에서 가장 만화 시장이 큰 곳이 프랑스이기 때문이다. 콘진원에 따르면 프랑스의 2021년 디지털 만화(웹툰·전자책 등 포함) 시장 규모는 2억9800만 달러(약 3600억원)였고, 오는 2025년에는 3억4600만 달러(약 4205억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 프랑스를 중심으로 독일 등 인접 유럽 국가에 진출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자 최근에는 프랑스 현지 만화 잡지 출판사인 '픽소 매거진'도 웹툰 시장에 뛰어들었다. 픽소 매거진을 보유한 유니크 헤리티지 미디어 그룹은 지난달 디즈니 웹툰 애플리케이션인 '덕툰'을 출시했다. 그간 잡지로 선보여 왔던 디즈니 만화들을 세로로 읽는 웹툰으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으로 매달 5.99유로를 내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