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하루에 車 800대가 뚝딱···셀토스·스포티지로 날개 단 기아 광주공장

2023-07-04 15:00

기아 광주1공장에서 생산되는 셀토스 [사진=기아]
기아의 최대 주력 상품이자 명실상부 국민차로 자리매김한 셀토스와 쏘울 부스터 두 차종을 생산하는 국내 생산기지 광주 1공장을 찾았다. 광주송정역에서 내려 20여분을 달리자 하늘색 지붕의 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광주 서구 36만평 부지에 위치한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국가중요시설 나급으로 분류되는 탓에 출입 전 휴대폰 카메라에 보안 스티커를 붙여야 했다. 오토랜드 광주는 1공장, 2공장, 3공장, 하남공장으로 이뤄졌고 7800명이 근무하고 있다. 공장별로 생산하는 차종도 다르다. 2공장은 스포티지와 쏘울 부스터를, 광주 3공장은 봉고Ⅲ 트럭과 봉고Ⅲ 전기차가 생산된다. 하남공장은 버스와 군용차량 생산을 맡는다. 총 8종의 차량이 광주공장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일일 생산량은 약 2100여대다.

지난달 29일 방문한 1공장은 10만평 부지로 프레스와 차체(용접), 도장(도색), 의장(조립), 검수 등 단계로 제조 공정이 나뉜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바깥 날씨와는 달리 공장 안은 밝고 쾌적했다. 바닥에는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노란 선이 그어져 있었다. 

프레스 공장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셀토스를 생산하기 위해 기계들이 쉴새 없이 움직였다. 큰 중장비들은 아래로 떨어지며 철판을 코일로 찍어내고 있었다. 시간당 540개, 1분에 9개의 판넬을 자동차 모양대로 찍어낸다. 또 다른 중장비는 나사 등 부품을 끼우기 위한 구멍을 뚫고 있었다. 

이렇게 찍어낸 코일 등은 차체공장으로 옮겨진다. 프레스 공정에서 완성된 판넬을 용접해 자동차의 기본골조를 잡아주는 곳이다. 차체는 안전과 직결되고 용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높은 자동화율을 자랑했다. 대신 조립 현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관제실이 있었다. 철저한 검수 작업도 인상적이었다. 로봇이 차체의 용접 불량 검수를 반복했고 사포로 문지르면서 굴곡을 확인했다. 

생산현황판도 눈에 들어왔다. 금일 목표, 현재 실적 등을 알려주는 현황판은 가동률에 따라 실시간으로 바뀌었다. 이날 1공장의 생산 목표는 791대, 실적은 290대로 순조롭게 작업이 진행됐다. 공장 곳곳에는 '열정으로 만든 차량을 고객이 찾아온다', '함께한 자기공정 품질, 함께할 세계최고 품질'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데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차를 띄워 하부의 골격을 다시 한번 검수한 뒤 본격적인 조립이 시작됐다. 조립공장으로 이동하니 이제야 자동차의 형태가 갖춰진 셀토스가 레일 위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도장공정을 거친 차체가 이곳으로 넘어온다. 브레이크와 엑셀, 패널, 유리 등을 섬세하게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공장보다 직원들이 많이 보였다. 작업자들이 타이어링과 실내장식을 수작업으로 적용하며 자동차를 마지막으로 완성시키고 있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생산시작부터 고객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은 2~3일이다. 이렇게 생산된 셀토스는 국내와 해외에서 판매되고 쏘울 부스터는 북미지역으로 수출된다. 셀토스의 누적 생산량은 올해 5월 기준 51만6016대, 쏘울 부스터는 214만8448대에 달한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연 6만대도 생산하지 못해 존폐기로에 처했으나 1999년 현대차그룹 편입 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봉고Ⅲ와 그랜버드 버스, 2세대 스포티지, 뉴 카렌스를 시작으로 셀토스, 5세대 스포티지, 봉고Ⅲ 전기차 등 핵심 차종을 생산해 왔고 품질을 인정받으며 생산량도 늘어났다. 1998년 5만9864대였던 광주공장 생산량은 8년 만에 30만대를 돌파했고 2014년 사상 최초로 연간 5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기준 생산량은 47만2479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기아 글로벌 판매량의 1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주문이 빗발치며 1공장의 가동률은 100%를 넘는다. 

매 공정마다 이뤄지는 까다로운 품질 검수는 올 상반기 최대 판매량을 거둘 수 있었던 근간이 됐다. 기아는 올 상반기 국내 29만2103대, 해외 128만1067대, 특수 2750대 등 판매량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57만5920대를 달성했다. 국내·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스포티지(26만485대), 셀토스(15만7188대)로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이다. 지난해 르노닛산과 스텔란티스를 제치고 글로벌 판매량 3위에 오른 현대자동차그룹은 확대되는 물량에 철저히 대비해 점유율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기아 광주1공장에서 생산되는 셀토스 [사진=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