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반등세 지속…예금도 대폭 증가

2023-07-03 16:05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합계가 6332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기조 속에 가계대출 규모가 꾸준히 감소했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확대되면서 전체 가계대출 반등세가 지난달에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총 678조24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677조6122억원)보다 0.09% 증가한 규모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달에도 이어가게 됐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담대가 주도했다. 같은 기간 주담대는 509조6762억원에서 511조4007억원으로 1조7245억원 확대됐다.

5대 시중은행 전체 여신 규모는 같은 기간 1424조1833억원에서 1430조797억원으로 5조8964억원가량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유지하고 이에 따른 주담대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최근 경기 침체로 실적이 악화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위주로 대출이 늘어난 것도 기업대출 확대로 이어졌다. 특히 최근 은행권에서 상생금융이 강조되면서 개인대출 예대금리차를 좁히는 등 잇단 움직임이 기업대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개인보다는 기업에 영업력을 집중했다는 것이다.

5대 시중은행 수신 잔액은 지난달 내내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인 영향으로 대폭 증가했다. 5월 말 1895억5696억원 규모였던 5대 은행 수신 잔액은 불과 한 달 사이에 17조7882억원 늘었다. 특히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한 요구불예금 잔액이 19조2207억원 증가하면서 총 604조6753억원을 기록했다. 요구불예금 잔액이 600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일정 기간 수신을 약정하는 정기예금은 전월 대비 4조6827억원 늘어난 822조27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은행으로 금융소비자 예금이 몰리는 것은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예금상품 금리가 높아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소비자 수요가 가장 많은 1년 단위 예금상품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 중 하나인 1년물 은행채 금리는 최근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은행채 금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통화 정책이 연내에 완화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내림세를 탔지만 최근 그 기대감이 꺾이면서 시장금리가 반등했다. 5월 초 3.6% 수준이던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달 초 3.85% 수준으로 올라선 뒤 지난달 말에는 3.9%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은행채 금리가 한 달 만에 30bp(1bp=0.01%포인트)가량 급등하면서 은행권도 예금상품 금리를 인상할 여력이 생겼고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달 예금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에서는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이 다시 출시되기 시작했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가 종료되고 지난해 고금리 예금상품 만기가 도래하면서 은행권에서도 유동성 확보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5대 시중은행 수신액은 4월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며 “요구불예금이 크게 늘었고 저축성예금은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잔액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