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떠난 롯데 인터넷·시내 면세점 키운다
2023-07-02 15:05
온라인 주류전문관 오픈하고 롯데면세권 캠페인 전개
인천국제공항을 떠난 롯데면세점이 인터넷 면세점과 시내 면세점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향후 10년간 재입성이 요원해졌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의 터줏대감으로 22년간 자리를 지켜왔다. 인천공항 수성 실패로 롯데면세점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롯데면세점은 ‘공항보다 더 큰 롯데면세권에서 산다’라는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2일 밝혔다. 본격적인 인터넷 면세점과 시내 면세점 강화에 나선 것이다. ‘롯데면세권’이란 출국을 앞둔 고객들이 생활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면세점생활권이라는 의미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공항면세점보다 싸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내면세점과 인터넷 면세점 채널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 면세점 매출 1위 지키기 ‘올인’
롯데면세점은 신라면세점과 더불어 국내 면세업계 빅2로 꼽힌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연 3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면세업계의 대어다. 3개 사업자가 매출을 동등하게 나눠 가진다 해도 1조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내 면세업계 1·2위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2021년 매출은 각각 3조7184억원, 3조3497억원이다. 양사의 매출 차이는 3000억원대 중반 수준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에 따라 당장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이 조바심을 느끼는 이유다.
롯데면세점은 일찌감치 인천공항 면세점 퇴출 이후를 준비해왔다. 앞서 지난달 모바일 여권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여권서비스를 통해 인터넷 면세점 이용 편의성을 높여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인터넷 면세점 내에 주류전문관도 열었다. 오는 7일부터 명동본점, 월드타워점부터 순차적으로 시내면세점의 영업시간을 정상화한다. 시내면세점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단축영업을 실시해왔다.
◇오프라인 중심 주류도 온라인서 판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일부터 롯데인터넷면세점에 온라인 주류전문관을 오픈하고 주류판매에도 나섰다. 온라인 면세점에서 주류 판매는 국세청이 주류의 통신판매에 대한 제도를 변경하면서 가능해졌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고객들이 온라인 면세점에서 미리 주류 상품을 구매한 후, 공항 인도장에서 구매한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규제 완화 등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롯데면세점 또한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 주류 판매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구축했다”며 “앞으로도 롯데면세점은 면세 쇼핑 편의 제고를 위해 고객 서비스와 혜택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면세점이 빠진 인천공항도 분주하다.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지난 1일 일제히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을 시작했다.
신라면세점은 에르메스, 샤넬 등 명품 브랜드를 비롯한 화장품, 주류, 담배 브랜드만 400여개를 집결시켜 선보인다. 신세계면세점은 디올, 구찌, 티파니를 유치했고 패션·뷰티 제품군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터미널에서 먼저 면세점 운영을 시작하고 다음달 1터미널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