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내일 총파업 돌입…노정갈등 심화 우려

2023-07-02 14:00

지난달 24일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민주노총 회원들이 최저임금 인상 등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이 3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진행하는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체 조합원 120만명 가운데 40만~50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투쟁이다. '윤석열 정권' 퇴진을 내걸고 현안인 최저임금 인상·노란봉투법 국회 통과 등을 촉구하겠다는 목표다. 정부가 불법 파업 자제를 요청하는 등 강경대응을 예고하면서 노·정 갈등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하투 본격화···최대 50만명 참여

2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3일 오전 10~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등 전국 15개 시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을 선언한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권하에서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총파업이라는 위협적인 무기"라며 "노동·민생·민주주의 등 영역에서 파괴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으로 최저임금 대폭 인상·노란봉투법 국회 통과 등 노동 관련 현안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총파업 기간 중 일본 핵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목소리를 높인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오는 15일까지 민주노총 전체 조합원 120만명 중 40만~50만명이 총파업에 참여한다. 민주노총 산별노조들이 1~2일씩 돌아가면서 파업한다. 첫날인 3일 택배기사·가전제품 수리기사 등 특수고용노동자 3000여 명 파업을 시작으로 사무금융노조·공무원노조가 순차적으로 파업한다. 5일에는 전국 16개 시도에서 지역별 결의대회와 행진을 진행한다.

민주노총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는 오는 12일 파업에 나선다. 13일에는 보건의료노조·화섬식품노조·사무금융노조 등 주요 산별 노조들이 서울 도심에서 파업한다. 15일 오후 3~4시에는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대행진·범국민대회를 연다. 4·7·11·14일에는 서울시청 등에서 윤석열 정부 퇴진을 주장하는 야간 촛불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불법행위 엄격하게 대응"

통상 여름철은 노동계 하투(夏鬪)가 본격화하는 계절이지만 최근 정부와 노동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노·정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총파업은 정당성과 명분이 결여된 파업과 대규모 집회라고 주장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파업 돌입 시 범정부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쟁의권 미확보 등 불법파업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와 노동계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도 충돌했다. 고용부는 김준영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에 대한 직권 해촉 결정을 내렸다. 이는 1987년 최저임금위 발족 이후 최초다. 노동계는 고용부가 노동계에서 추천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에 대해서도 근로자위원 임명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근로자위원 8명은 지난달 28일 최저임금위 전원회의 도중 퇴장하기도 했다. 

경찰은 도심 혼란을 막기 위해 최대 155개 경찰부대·경찰관 9300명을 투입해 집회 관리에 나선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상황 점검회의에서 교통 혼잡 등 불법행위 관리를 당부했다. 윤 청장은 "폭력행위·도로점거·악의적 소음 등 시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엄격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