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포함 수도권 '호우특보' 발령…경기 남부·강원에 시간당 20~60㎜ 폭우

2023-06-29 15:30

장맛비가 거세진 29일 오전 우의를 입은 한 외국인 여행객이 여행 가방을 끌고서 서울 광화문광장을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수도권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호우특보가 발효됐다. 장마철 폭우로 이미 큰 피해가 발생한 광주·전남 지역에는 30일부터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린다. 

기상청에 따르면 29일 오후 3시 현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 전북 서부, 경북 북부 내륙에 호우특보가 발효됐다.

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산지, 충남 서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20~6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주요 지역 시간당 강수량은 충남 서산 59.4㎜, 충남 태안 49.5㎜, 충북 부여 36.1㎜, 강원 인제 서화 29.5㎜, 경기 안산 28.0㎜다.

장맛비는 30일까지 이어진다.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남부 지방과 제주에는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진다. 남부 지방은 30일 낮까지, 제주는 아침부터 밤까지 시간당 30~60㎜에 이르는 비가 내릴 전망이다. 돌풍과 천둥·번개도 동반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미 매우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30일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부터 30일까지 서울과 인천, 경기 남부,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 경상권 예상 강수량은 50~120㎜다. 경기 북부·전라권·제주는 100~200㎜다. 전라권과 제주 일부 지역에는 250㎜ 이상이 쏟아질 전망이다. 강원 동해안과 울릉도·독도는 20~80㎜로 예상된다.

한 달 치 비가 하루 만에 내린 광주와 전남 지역에선 장마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광주는 27일 정오부터 다음 날 정오까지 274.6㎜ 상당 비가 내렸다. 이 지역 평년(1991~2020년 평균) 7월 강수량인 294.2㎜와 맞먹는다.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7분쯤 전남 함평군 엄다면 한 펌프장 교각에서 실종된 오모씨(67)가 숨진 채 발견됐다. 오씨는 지난 25일부터 시작한 장마와 관련해 전남 지역에서 발생한 첫 인명 피해자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위촉한 수리시설 관리원인 오씨는 지난 27일 저녁 집중호우로 하천물이 불어나자 수문 점검을 위해 엄다천 인근으로 남편과 함께 나갔다가 실종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장마로 이날 오전 11시 기준 광주 주택 1동이 파손되고, 광주 서구에 있는 한 아파트 석축이 붕괴됐다. 전남 주택 5곳과 전북 주택 3곳은 침수 피해를 봤다. 전북 지역에선 상가 침수도 3건 있었다. 광주 서구 금호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는 정전 사고가 났다. 광주·경남·전북에서는 도로사면 유실 사고가 1건씩 발생했다. 광주에서는 하천제방 유실과 공사장 침수 사고도 각각 1건 신고됐다.

농작물·시설 피해 규모는 4017헥타르(ha)에 달했다. 전북 피해 규모가 2028ha로 가장 많고 전남 1923ha, 광주 43ha, 경남 23ha 등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