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경의 M&A병법 36계] 황금알을 낳는 거위…황금알을 만드는 씨앗

2023-06-30 06:00
36계 (제1회)

[성보경 프론티어 M&A 회장]




현대 자본주의(Capitalism)는 중세봉건제도의 종식과 함께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발전하기 시작하여, 18세기 중반에서부터 19세기 초반까지 발생한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에 의해 지배적인 사회구성체로 자리잡게 되었고, 19세기말부터는 투자와 금융이 시장과 생산을 지배하는 금융자본주의가 주도하게 되었으며, 20세기에 들어서며 세계적인 산업화가 일어나면서 자본주의는 전세계의 지배적인 경제체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 1929년 세계적인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을 계기로 국가와 정치세력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혼용되는 수정자본주의가 대세를 이루면서, 자본주의는 정부와 정치 권력이 경제권력을 압도하는 방향으로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1602년 최초의 주식회사제도(Corporation System)의 형태를 가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설립되면서, 주식회사는 자본주의를 발전시키고 개인의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게 되었다.
주식회사의 기원이 되는 동인도 및 서인도 회사는 신대륙과의 교역 및 식민지를 통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거대한 부를 거머쥘 수 있었다. 유럽의 해양국가들이 신대륙을 개척하고,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을 식민통치하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부를 축적할 수 있었지만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에, 다양한 투자자들로부터 분할투자를 받아 위험을 분산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주식회사는 주식을 발행하여 자본금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회사를 말한다. 자본금은 투자가들을 모집하여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그 대가로 배당을 해주는 제도이다. 회사가 잘못되면 자기가 투자한 자본만큼만 책임지는 유한책임제도로 운영되며, 주식가격은 마이너스가 발생되지 않는다. 주식회사의 자금은 주식을 발행하여 투자자들에게 팔고, 투자자들은 회사에서 배당금을 받거나 보유한 주식을 거래하여 주가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것과 같이 간단해 보이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매우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시스템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다.
민주주의가 국민의 투표권에 의해 통치세력이 형성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식회사의 지배권과 경영권은 주식에 부여되어 있는 주주의 의결권을 통하여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사회의 이사들이 회사를 대표하여 경영하고, 경영자의 권리는 법적으로도 보장된다. 때문에 주식의 보유에 따라 갖게 되는 의결권은 민주주의의 국민투표권 만큼 자본주의 경제체계에서는 매우 중요한 권리이다. 국민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정치권력이 국가를 통치하는 강력한 권력을 갖는 것과 같이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의해 선출된 경영자들은 황낳는 거위와 같이 부와 명예 그리고 사회적 지위를 차지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때문에 주식회사는 황금알을 차지하기 위한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분쟁과 대결 그리고 전쟁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경영권 분쟁을 다루는데 있어서, 병법을 바탕으로 M&A에 관련된 전략전술과 해결방법을 찾아보려는 이유는 경영은 전쟁을 하듯이 해야하고, 전쟁은 경영하듯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식회사는 자본주의를 이끌어가는 핵심도구이며, 경제행위의 대부분은 주식회사에 의존되어 있다. M&A병법을 활용하는 경영권 전쟁은 주식회사의 이사회를 장악하는 게임이다. 이사는 대상기업이 발행한 주식의 의결권으로 선출되고, 이사는 이사회를 구성하게 되며, 주식회사의 지배구조는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법은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행사할 수도 있지만 의결권 위임을 통해서도 행사할 수 있다. 경영권 분쟁은 매우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고, 항상 경쟁과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이것을 차지하기 위한 암투가 진행되는 것이다. 때문에 경영권에 관련된 분야는 복잡한 법률이 존재하게 되었고, 법률로 경영권 분쟁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M&A병법을 잘 활용하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소량의 주식을 보유하거나 주식을 보유하지 않아도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경영권 분야는 주식에 투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가 차익에 대해서 만 관심을 갖고, 주식의 의결권 가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경영권 시장은 황금알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터인데도 말이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다. 하지만 전쟁은 재앙이고 흉기이기 때문에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해도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때문에 전쟁은 복구하는 능력과 전리품을 취하여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전략전술이 필요하다. 경영권 전쟁 또한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고, 전쟁의 대상이 되는 기업이 초토화 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전쟁에는 보이지 않는 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보이지 않던 적군이 갑자기 나타나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영권 전쟁에서도 뜻하지 않는 백기사(White Knights) 또는 흑기사(Black Knights)와 같은 세력이 나타나면 다 이겨 논 전쟁에서 승패가 바뀔 수도 있다. 때문에 전쟁이나 경영권 분쟁을 진행할 때에는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한 경계를 해야 한다. 전쟁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음양오행설에서도 상극의 관계라고 해도 한 단계만 건너 뛰면 상생의 관계가 된다. 상극이 없으면 상생도 없고, 상생이 없으면 상극도 없는 것이다.
경영권 전쟁은 한국의 주식시장 내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마켓에서도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초국적 투자금융자본과 다국적기업(Multinational Corporation)들이 세계시장을 지배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국경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특히, 높은 투자이익을 찾아 전세계를 배회하고 있는 글로벌 사모펀드들은 항상 경영권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4대 강국의 틈바구니에서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4대 강국에 속해있는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생존할 수 있다. 적대적 M&A에 의한 경영권 분쟁은 해당기업의 경영지배력을 획득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경제전쟁이기 때문에 M&A분야에서 가장 어렵고, 각종의 M&A에 관련된 전략전술과 권모술수가 총동원되는 최고 전문가들이 활약하는 분야이다. 경영지배권에 대한 전쟁은 기존의 지배주주 및 경영자와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소수 주주들 간에 대결만 있는 것이 아니다. 특정기업에 대한 경영지배권은 국가권력이나 특정단체들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며, 국가간에 벌어지는 전쟁이나 거대기업들간에 벌어지는 기업전쟁 그리고 국가와 기업이 연합하여 벌이는 국제적인 경제전쟁에서는 군사적인 전쟁에서 사용되는 모든 전략전술이 M&A전략으로 응용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도 적대적 M&A에 의한 경영권 분쟁을 피할 수 없는 환경이 되었으며, 또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 또는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적대적 M&A에 대한 능력을 배양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업무로 자리잡게 되었다. 때문에 경영지배권시장에서는 항상 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으며, 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가 계속해서 축적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특히, 한국시장은 거대규모의 정보력과 조직력 그리고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국제투자금융자본들의 M&A 놀이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강태공은 부국강병의 대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마음을 닦으며 10년 동안 3,000개가 넘는 낚시를 소비하며 때를 기다렸던 전설의 낚시꾼이다. 사람들은 강태공이 세월을 낚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돈과 권력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경제의 정글 생태계에서는 “경쟁자의 부가 자기의 10배가 되면 욕을 하고, 100배가 되면 두려워하고, 1,000배가 되면 상대의 밑에서 일하게 되고, 10,000배가 되면 노예가 된다”고 했다. 정치권력이나 경제권력을 대하는 사람들의 속성을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다. 경쟁할 수 없을 정도로 격차가 벌어지면 전쟁이나 경영권 분쟁은 발생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수 많은 병법서를 읽지만 해석하는 방법과 활용하는 방법은 모두 다를 것이다. 백인백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병법은 속임수로써 전략전술을 짜고, 이익을 확신할 때 움직이고, 합치고 분산하는 것으로 변화를 삼는 것이다. 따라서 전쟁에서는 빠를 때는 바람처럼 움직이고, 서서히 이동할 때는 숲처럼 움직임을 감추고, 침략할 때는 불길이 치솟아 오르는 것처럼 뜨겁게 하고, 움직이지 않을 때는 산처럼 머물러야 하는 것이다.
적대적 M&A를 활용하여 특정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가지의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정의로운 명분이 이어야 한다. 명분이 정의로워야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경영권 지배에 필요한 주주들의 의결권을 순조롭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세상은 고리디우스의 매듭과 같이 복잡하고 난해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에서 사용한 수 있는 전략전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M&A전략가가 있어야 한다. 셋째로, 경영권 전쟁에 사용하는 것은 물론 전쟁으로 황폐해진 기업을 다시 성장시킬 수 있는 충분한 자금력과 인재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이 세가지 중에 하나라도 부족하면 적대적 M&A에 의한 경영권 분쟁을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국제투자금융과 M&A를 연구하고 실행하는 M&A전략가로서 손자병법, 육도삼략, 병법 36계, 전쟁론, 군주론 등을 수도 없이 반복하여 읽으며 M&A에 관련된 전략과 전술을 개발하여 실전에 응용해 왔다. 병법서에는 전쟁의 기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지혜는 물론이고 경영권 분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전술도 녹아있다. 병법서에 있어 동양의 전쟁바이블은 병법 36계,손자병법, 육도삼략 등이고, 서양의 전쟁바이블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동양의 병법은 전쟁을 방지하는 것을 상책이라 하고, 서양의 병법은 전쟁에서는 인정사정 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말고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에 대한 M&A는 서양에서 발달한 주식회사의 경영지배권을 다투는 것이기 때문에 서양의 문화와 관습 그리고 법적인 측면에서 전략전술이 개발되고 발전되어 왔다. 하지만 동양에 보급되면서 서양의 불문법과 성문법의 체계를 바탕으로 한 전략전술 그리고 동양의 문화와 관습이 혼합되어 투자금융 및 기업성장전략의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경영자나 주식투자가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역할을 하는 주식의 의결권에 대한 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편이다. “M&A병법 36계”를 계기로 의결권에 대한 가치와 활용방법을 통해 누구나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회사의 경영권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고, 주식의 의결권은 황금알을 만드는 씨앗이기 때문이다. ⊙⊙– ㈜프론티어 M&A 성보경 -
 

 
 성보경 필자 주요 이력

△DBL(Drexel Burnham Lambert) 전략무기분야 M&A팀장 △리딩투자증권 M&A본부장 △우리인베스트먼트 회장 △세종대 주임교수 △(사)한국말산업중앙회 부회장, 말산업클러스터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