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경의 M&A] (33회) 생존.성장.번식 ..거부할 수 없는 기업의 3가지 본능
2023-03-02 14:11
자연 생태계에서 먹이사슬이 유지되고 적자생존 원칙이 지켜지는 것과 같이 기업들 또한 탄생과 생존 그리고 쇠락과 소멸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모든 생명체들은 생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중요한 것은 기업의 생태계와 먹이사슬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정확하게 인지해야 하는 것이다. 인지하는 방법은 대상 기업이 영위하고 있는 시장의 인프라를 파악하는 것이다. 흔들리지 않고 크는 나무가 없듯이 시련 없이 크는 기업도 없다. 모든 기업은 시련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것이다. 문제는 시련이 너무 혹독하여 극복하는 기업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시련을 극복한 기업이라 해도 또 다른 요인에 의해 성장의 변곡점마다 성장통을 겪게 된다. 따라서 기업이 성장하는 길목에는 공포의 삼각파도(Triangle wave of The Fear)가 반드시 몰려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기업의 변신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최상의 전략이다. 기업의 변신은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적응하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듯이 모든 기업은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기술혁명이 광범위하게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는 기업의 변신 전략이 더욱 필요하다. 옹고집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방식은 20세기까지로 막을 내렸다. 기업이 변신하는 데 가장 유용한 방법은 M&A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다.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운영하는 기업을 매각하거나 변신에 필요한 기업을 빠르게 인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회가 될 때마다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받아 두어야 한다. 변신의 원천은 현금 확보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M&A에 대한 결과는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다.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수자의 대상 기업에 대한 경영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M&A의 실패 원인을 대상 기업에서 찾고 있지만 오랫동안 실무를 진행한 결과 인수자의 경영능력 부재가 더 큰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M&A 전략을 실행할 때는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모두 승리한다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전략이 가장 중요한 요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M&A도 전쟁과 같이 전략을 수립할 때 대상 기업이라는 전리품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한 검토와 상대방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매도자는 매도하는 목적과 이유를 명확히 하고, 매수자에 대한 정보와 역량을 충분히 파악하여야 하며, 매수자는 매수하는 목적과 이유를 명확히 하고 매도자에 대한 정보와 역량을 충분히 검토하여 거래 과정에서 이해관계를 협의하는 협상에 임해야 하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육하원칙의 규칙(5W1H)이다. 물론 본인 상황과 상대방 상황 그리고 협상에서 활용할 방법 등을 철저하게 되새겨 보아야 한다. M&A는 거래에 성공하였다고 해도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거래에는 성공하였지만 인수 자금 조달 계획 및 집행에 실패하여 오히려 인수자의 몸체까지도 위험에 빠지게 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M&A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량하고 지속적인 투자자금 확보, 인수기업에 대한 경영능력이 탁월한 전문가 조직 확보 그리고 인수한 기업과 협력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 등에 대한 사전 점검이 필수적이다.
M&A 전략은 전쟁 병법과 같이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협상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변수에 따른 임기응변적 전술도 중요하다. 따라서 이론을 공부하는 것보다 전쟁터 야전사령관과 같이 다양한 실전 경험이 중요하다. M&A는 적대적인 것은 물론이고 우호적으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매도자는 대상 기업의 비밀정보와 자료에 대한 유출에 대해 주의해야 하고, 매수자는 대상 기업에 숨겨져 있는 우발성 부채와 향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 정밀실사 과정은 M&A에 성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승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기업의 실질가치뿐만 아니라 M&A의 사후관리까지 정밀실사를 하는 과정에서 모든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M&A 경험이 많은 사람들도 흔하게 실수하는 분야가 대상 기업에 대한 정밀실사 과정이다. 그 이유는 정밀실사 단계를 단순하게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기능으로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밀실사 과정은 대상 기업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기회다. 따라서 외부회계사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인수한 기업을 경영할 경영자, 관리자 등이 모두 참석하여 기업가치를 평가하여 거래가격과 조건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인수 업무와 향후 계획까지 모두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기업의 성장전략을 사용할 때 반드시 투자전략과 회수전략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 투자만 하고 회수가 없다면 그 기업은 망한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3가지 본능이 있다. 첫 번째는 생존하고자 하는 본능이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외부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을 공개(IPO)하는 것은 외부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공개는 재무구조의 변화를 통해 기업의 신용도를 높이고 일거에 대규모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으며 시장에 인지도를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생존 본능은 기업의 영속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경제 대공황과 같은 환경은 생존본능을 크게 자극한다. 경제 불황 시기에는 기업의 디폴트 리스크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성장하고자 하는 본능이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3의 기업과 합병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고 시장을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 경쟁 기업과 합병을 도모하는 것은 시장을 지배하기 위한 지름길이다. 세 번째는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고자 하는 본능이다.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능력이 확보되었다는 것은 시장 규모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종족은 번식시키고자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듯이 기업 또한 종족 번식의 본능을 가지고 있다.
종족 번식을 위한 필수 과정은 암수가 결합하는 것이다. 생명체의 암수가 결합하듯이 기업은 당해 기업에 없는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을 인수하여 종족 번식에 꼭 필요한 도구를 확보해야 하고 자회사를 만들어 위험을 분산하고 새로운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기업이 번식하는 방법은 외부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기에 대응 기회를 추구할 때 좋은 기회가 찾아 온다. 핵심 사업을 튼튼하게 하고 핵심 사업에서 파생되는 유전자를 분화시킨다. 생존본능의 일환으로 실행하는 분화 전략은 기업이 독점규제를 해소하거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본능과 같다. 파생전략을 실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M&A 전략의 백미로 꼽히는 황금알(Crown Jewels)은 시너지에 의해 만들어진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생존본능, 성장본능, 번식본능 등 3가지 본능은 대항하기보다는 흐름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첨단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지면 아이러니컬하게도 많은 기업의 수명이 짧아지고, 새로운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다. 기업 환경이 안정적이면 장수 기업이 많아지고, 첨단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 장수 기업은 줄어들어 새로운 기업으로 시장이 대체된다. 많은 기업들이 외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지기도 하고, 또 새로운 환경을 기회로 삼아 많이 생겨나기도 한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과거의 영광에 취해 안주하는 기업은 반드시 망한다. 기업이 존재하는 시장은 생존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따라서 기업은 생존을 위해서나 성장을 위해서나 M&A 전략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이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이듯이 M&A 전략 또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 따라서 기업을 성장·발전시키기 위해서는 M&A 전략을 유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성보경 필자 주요 이력
△DBL(Drexel Burnham Lambert) 전략무기분야 M&A팀장 △리딩투자증권 M&A본부장 △우리인베스트먼트 회장 △세종대 주임교수 △(사)한국말산업중앙회 부회장, 말산업클러스터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