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노폐물 처리 체계 손상된 렘수면장애 환자, 파킨슨병 위험도 커
2023-06-27 14:08
분당서울대병원 다학제 연구팀 연구 결과
'뇌 글림프 체계' 손상 렘수면장애와 파킨슨병 연관성 최초 입증
'뇌 글림프 체계' 손상 렘수면장애와 파킨슨병 연관성 최초 입증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종민 교수,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핵의학과 송요성 교수 연구팀은 27일 ‘뇌 글림프 체계’가 손상된 렘수면장애 환자의 경우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파킨슨병은 뇌 속의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생기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렘수면장애는 렘수면 중 소리를 지르거나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질환으로, 파킨슨병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깊은 수면 중 뇌에 쌓인 노폐물을 혈관 주위 '글림프'를 통해 배출하는 ‘뇌 글림프 체계’의 존재가 밝혀졌다. 이에 학계에서는 손상된 뇌 글림프 체계가 파킨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있었지만, 인체에서 이를 증명한 연구는 없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렘수면장애 환자 20명, 파킨슨병 환자 20명, 대조군 20명을 대상으로 확산텐서영상(DTI)을 포함한 MRI 검사를 시행해 혈관주위 뇌 글림프 흐름을 반영하는 'ALPS 지수'를 분석 비교했다. ALPS 지수가 낮을수록 뇌 글림프 체계가 손상된 것이다.
대조군에서는 ALPS 지수가 1.72이었던 반면, 렘수면장애 그룹에서는 1.53, 파킨슨병 그룹에서는 1.49로 더 낮게 나타났다. 렘수면장애가 있으면, 뇌 노폐물 처리 시스템의 손상도가 높다는 의미다. 또한 ALPS 지수가 낮아질수록 파킨슨병으로 전환될 위험도 함께 커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배윤정 교수는 “파킨슨병이라는 퇴행성 뇌질환에 뇌 글림프 체계의 손상이 실질적으로 기여한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교신저자인 김종민 교수는 “비침습적인 자기공명영상만으로 인체의 뇌 글림프 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 임상적 의의가 크다”며 “렘수면장애 환자들의 파킨슨병 발병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상의학 분야 학술지 'Radi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