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검찰, '50억 클럽' 박영수 전 특검 구속영장 청구…'8억원 수수' 혐의

2023-06-26 19:32

박영수 전 특별검사.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을 지원한 대가로 금품을 제공받기로 약정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2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검찰은 박 전 특검의 최측근인 양재식 전 특검보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 중인 지난 2014년 11월에서 12월 사이 우리은행의 성남의뜰 컨소시엄 참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용 여신의향서 발급을 청탁해주는 대가로,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대장동 토지보상 자문수수료, 대장동 상가 시행이익 등 200억원 상당의 이익과 단독주택 2채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실제 8억원을 이들로부터 수령했다고 본다.
 
검찰은 우선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2015년 대한변협회장 선거 시 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원을 받았다고 적시했다.
 
또 박 전 특검은 이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 등에게 우리은행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을 대가로 지난 2015년 50억원 상당의 이익 제공에 대한 약정을 체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 2015년 4월 박 전 특검이 5억원을 실제로 수령했다고 판단했다. 토목업자인 나모씨가 대장동 분양대행업자인 이기성씨와 박 전 특검을 통해 해당 금액을 김씨에게 전달했고, 대장동 사업 협약체결의 보증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청탁 대가로 박 전 특검에게 이 돈을 제공했고, 박 전 특검은 이를 다시 김씨에게 보내 대장동 사업 지분을 확보한 것이라고 봤다.
 
우리은행은 당초 대장동 사업 공모 당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출자자로 참여하는 대신 PF 대출 참여를 위해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성남의뜰 컨소시엄의 경우 민간사업자 평가 항목 중 ‘자금 조달’에서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역할 축소로 박 전 특검이 약정받은 금품 규모도 2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어들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박 전 특검의 수수액 8억원 외에도 약정 금액 50억원 일부가 박 전 특검에게 추가로 제공됐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박 전 특검의 딸이 2021년 6월 화천대유가 소유한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아 8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올린 점과 화천대유에서 11억원을 빌렸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