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취향 이동에 치솟는 위스키 인기…시들해진 와인

2023-06-25 17:05

아주경제

“MZ세대가 주류를 바꿨다.”

MZ세대가 주류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들의 취향에 따라 주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위스키의 국내 수입량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코로나19 이후 인기를 끌던 와인은 정체기에 빠진 모습이다. 국내 주요 주류 수입사들이 와인대신 위스키 라인업을 강화하거나 주류와 어울리는 외식사업 확대에 힘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2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스카치·버번·라이 등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9065t)보다 약 56% 증가한 1만4169t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5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특히 2003년(1만1822t) 최대 수입량을 20년 만에 갈아치운 기록이다.
 
수입액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올해 5월 기준 1억955만 달러 규모의 위스키가 수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9779만 달러)보다 12%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위스키는 최근 ‘하이볼 트렌드’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증류주와 소다수를 혼합해 만드는 하이볼은 청량감이 특징이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직접 칵테일을 만드는 믹솔로지(Mixology) 문화가 확산하면서 하이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게다가 위스키하면 ‘고가의 술’이라는 선입견에서 탈피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진입 문턱이 높지 않은 것도 MZ세대를 매료시키고 있다.
 
위스키 업체와 편의점 등 유통 채널에서도 각종 하이볼 전용 패키지를 출시하는 등 하이볼 트렌드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와인의 경우, 수입량이 5월 기준 2만6176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9532t)보다 약 11% 감소했고, 수입액도 2억2835만 달러로 전년 동기(2억5108만 달러) 대비  약 9% 줄었다.
 
와인 시장이 주춤하면서 주요 와인 수입사들은 오히려 위스키 수입을 강화하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신세계L&B는 ‘에반윌리엄스’와 ‘마쓰이’의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고, 위스키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제주도산 위스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특허청에 제주위스키, 탐라위스키 등 상표를 등록했으며 일본 하이볼 제품인 ‘나나 하이볼’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연초 버번위스키 ‘올드버지니아’를 선보였으며, 아영FBC도 지난달 프렌치 싱글몰트 위스키 ‘브렌’을 출시했다.
 
아영FBC가 운영하는 리테일 샵 와인나라가 성수점, 시청점, 신용산점을 각각 오픈하는 등 운영매장을 10개로 늘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MZ세대의 소비력이 주류시장이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면서 “하이볼 인기가 언제까지 갈 것이냐에 따라 위스키의 전성기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