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링컨 방중...習 만나 미·중 정상회담 논의할까

2023-06-18 15:12
18~19일 방중…친강·왕이와 회동
習 예방 '불확실'…11월 APEC 초청 가능성
양국 간 상황 관리 및 소통 유지 '초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베이징에 도착해 이틀간의 방중 일정에 돌입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미국 국무장관으로는 약 5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그의 장관 부임 후 첫 중국행이자,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2021년 1월) 이후 미국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이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악화일로로 치닫는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18일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베이징에 도착한 블링컨 장관은 이틀간의 방중 일정에 돌입했다. 18일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회동 및 만찬을 갖고, 19일에는 중국 외교 총사령탑인 왕이 중국 정치국원(외사판공실 주임)과도 만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할 가능성도 나오지만 아직은 불확실하다. 2018년 6월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찾았을 때는 시 주석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이 이번 방중기간 시 주석을 예방한다면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을 요청함으로써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원래는 2월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시 미·중 간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 갈등으로 연기됐다가 넉 달 만에 이뤄졌다.


'정찰풍선' 갈등 이후 미·중 양국은 대만·남중국해 문제, 첨단 반도체, 인권 문제 등을 둘러싸고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았으나, 5월부터 대화 채널을 복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중국을 방문했고 왕원타오 중국 상무장관이 미국을 방문했다. 5월 초에는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났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으로 미·중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한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지는 않다. 중국 외교부는 16일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 대해 “양국 관계와 공동 관심사인 중요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중국 측은 중·미 관계에 대한 입장과 우려를 천명하고 자신의 이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그럼에도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중 모두 고위급 소통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16일(현지시간) "치열한 경쟁이 대립이나 충돌로 비화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외교가 필요하다”며 "개방적이고 권한이 부여된 소통 채널을 구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신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18일 중국 펑파이신문을 통해 “블링컨 장관 방중 기간 양국이 향후 고위급 교류 로드맵과 시간표를 확인할 것”이라며 향후 미·중 간 경제, 무역, 기후변화 등 분야에서 잇달아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의 방문 가능성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 소장은 아울러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단됐던 미국과의 군사 관련 대화와 마약·국제범죄·기후변화 대응· 등 협력도 재가동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중국은 미국의 투자와 교역을 필요로 하는 입장으로, 대미 관계에 있어서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자오밍하오 상하이 푸단대 교수는 WP에 "미국과의 관계 완화는 안정적인 대외 교역과 외국인 투자라는 중국 정부의 목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