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장에 공사비 감액까지 둔촌주공 '호호'...전용 84㎡ 입주권 18억 뚫었다

2023-06-18 18:12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이하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권이 분양가 대비 5억원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권은 분양권과 달리 실거주 의무가 없어 최근 시장 반등 조짐을 타고, 투자 수요가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공통된 설명이다. 여기에 악재로 평가받던 공사비 증액 이슈가 최근 한국부동산원 감액 결정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입주권 가격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인근에서 만난 R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주변 구축 아파트 가격 반등 속도를 감안하면 둔촌주공 입주권은 지금이 가장 쌀 때가 아니겠냐"며 "동호수 추첨이 끝나 매물이 늘어난 지금이 구매 적기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용 84㎡ 분양권 프리미엄은 약 1억~1억2000만원, 동일면적 입주권 프리미엄은 3억원 정도"라며 "총액으로 보면 분양권이 저렴해 보이지만 입주권의 경우 로얄층·로얄동 매물이라 준공 후 가격이 10~20%가량 차이가 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입주권 구매가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22층 입주권은 이달 3일 18억원에 거래가 됐다. 이는 직전 거래인 5월 30일 20층 입주권 거래가격(17억567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상승한 금액이다. 지난 1월 15억8109만원(8층 입주권)과 비교하면 약 5개월 만에 2억원 이상 상승했다. 이 단지는 5~6월에만 입주권 12건(전용 84㎡기준)이 거래되며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지난해 12월 일반분양 당시 전용 84㎡의 분양가가 12억3600만~13억1200만원대에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일어난 곳이다. 같은 시기에 분양한 장위자이 레디언트(성북구 장위4구역) 분양가(전용 84㎡ 9억570만~10억2350만원)에 비해 높은 분양가와 1만2000여 가구에 달하는 공급물량으로 곧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6개월 만에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단지 인근 D중개업소 대표는 "입주권은 분양권과 달리 실거주 의무가 없어 올 초부터 투자 문의가 꾸준했는데 최근에는 실제 매수세까지 유입되면서 거래량이 늘고 있다"면서 "조합원 동호수 추첨이 끝나면서 전용 84㎡는 기존 17억~18억원 박스권 거래에서 최근 18억~19억원 가격대로 우상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위치나 지하철 위치에 따라 가격차가 다소 있지만 전망이 보장되는 로열 매물은 호가가 20억원이 넘어도 문의가 꽤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공사비 감액 결정도 입주권 가격 강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부동산원은 최근 올림픽파크포레온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요청한 추가 공사비 1조1385억원의 약 14%인 1621억원에 대한 검증을 마친 결과 377억원을 감액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검증액의 약 25%에 해당한다. 이번에 검증하지 못한 9764억원에 대해서 양측은 추가 협의를 지속할 예정인데, 업계에서는 추가 감액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
 
강동구 둔촌동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입주권 가격은 매도자 희망가격에 매수자가 입주시 부담할 추가분담금을 합해 산정된다"면서 "공사비 증액 및 감액 이슈가 가격 결정의 핵심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는 공사 중단에 따른 공사비 증액 이슈로 전용 97㎡ 입주권이 23억원에서 17억원으로 수직낙하했는데, 이번 감액 결정으로 분담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입주권 가격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건축 후 몸값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주변 아파트 값도 강세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속한 강동구와 송파구의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동구는 최근 한 달간(5.15~6.12) 0.31%, 송파구는 1.1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상승률(0.06%), 동북권(-0.09%), 서북권(-0.02%) 등을 훨씬 웃돈다.

실제 지난 1월 18억원대로 하락했던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84㎡는 이달 2일 22억3000만원에 거래돼 23.2% 상승했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84㎡는 올 1월 17억원에서 이달 19억2000만원에 거래돼 12.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