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15개월 만에 동결] 연준 안 믿는 시장…"2회 인상" VS "1회"

2023-06-15 10:01
연준 점도표, "연내 4번 회의 중 0.25%p씩 2회 인상"…5.75% 도달하나
시장, "7월 인상이 마지막…5.5%가 최종금리"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의 발톱을 다시 드러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동결했으나, 점도표를 통해 연내 금리를 0.5%포인트 더 올리겠다는 매파적 견해를 드러냈다. 최소 0.25%포인트씩 금리를 2번 더 올리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시장은 연준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연 1회 더 금리를 올리고 긴축 사이클을 마칠 것이란 시각이다.
 
14일(현지시간) 연준은 이번 통화정책 결정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인상을 ‘보류’(skip)했다.
 
주목할 점은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매파적 기조를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점도표가 제시한 연내 최종금리 중앙값은 5.6%(5.5~5.75%)다. 연준이 올해 남은 7월, 9월, 11월, 12월 총 4번의 FOMC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씩 2번 더 금리를 올린다는 의미다. 점도표가 공개된 후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이 7월과 9월에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점도표를 보면 FOMC 위원 18명은 이견을 보였다. 2명의 위원은 연내 추가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고, 4명은 1번의 추가 인상을 점쳤다. 반면 위원회의 절반인 9명은 2번의 인상을 예상했다. 초매파적 의견도 있었다. 2명의 위원은 추가 3회, 1명의 위원은 추가 4회 인상의 필요성에 점을 찍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결정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정책금리를 약 5%포인트 올렸고, 계속해서 자산 규모를 빠르게 줄였다”며 “우리는 먼 길을 왔으나 긴축의 완전한 효과는 아직 발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파월 의장이 7월 FOMC와 관련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는 말에 내리막길을 걷던 주식 시장은 반등했다. 그는 “7월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논의가 되지 않았다. 말은 어느 정도 나왔으나, 우리는 주로 오늘 어떤 결정을 내릴 지에 대해 논의했다”며 “7월에 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회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의 연 2회 추가 인상 가능성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7월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리고 더는 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15일 오전 9시 11분(한국시간) 기준으로 연준이 7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64.5%로, 전날 60.3%보다 소폭 올랐다. 그러나 9월과 11월에 금리 동결을 점치는 가능성은 각각 50%가 넘는다. 5.5%가 금리의 꼭짓점이 될 것이란 시각이다.

올해 12월에는 금리 동결 가능성이 45.1%, 금리인하 가능성이 38.3%다. 연말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많이 쪼그라들긴 했으나 여전히 살아 있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시장 정보 담당 부사장인 데이비드 러셀은 앞으로 각각의 금리 결정 회의에 앞서서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번주 발표된 CPI 및 PPI와 같은 좋은 소식이 추가적으로 전해지면 연준이 연말에 비둘기파로 전환하는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가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4.6%, 3.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3월 제시했던 4.3% 및 3.1%보다 높아진 것이다.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직전 전망치(0.4%)보다 0.6%포인트 높은 1% 증가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3월에 예측한 4.5%보다 낮은 4.1%로 제시했다.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끈적끈적한 근원 물가는 쉽사리 내려가지 않을 기미다.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3월 3.3%에서 3.2%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전망치는 같은 기간 3.6%에서 3.9%로 높였다. 내년 PCE 물가 예상치는 2.5%로, 연준의 목표치(2%)를 계속해서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