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대기업 차별 규제가 다수 존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대기업 차별 규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달 기준 61개 법률에 342개 규제가 대기업 차별 규제에 해당한다.

법률별로는 공정거래법에 67개(19.6%)로 가장 많은 차별 규제가 있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금융지주회사법에 53개(15.5%), 금융복합기업집단법에 39개(11.4%), 상법에 22개(6.4%) 순으로 대기업 차별 규제가 많았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대해 상호출자·순환출자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또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인 지주회사에 대한 행위규제, 금융사 보유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2020년 기업규제 3법 도입(공정거래법 전부개정, 상법 일부개정, 금융복합기업집단법 제정)으로 인해 공정거래법에 39개 규제, 상법에 1개 규제가 신설됐고 새로 제정된 금융복합기업집단법에는 39개 규제가 도입되는 등 대기업 차별 규제가 크게 늘었다.

내용별로는 이사회 구성, 출자 규제 등 소유·지배구조 규제가 171개(50.0%)로 가장 많았다.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은행지주회사 관련 규제, 상법상 감사위원 분리 선임과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음으로는 사업 인수 금지, 지분 취득 제한 등 진입·영업규제 69개(20.2%), 각종 현황 의무 공시 등 공시 규제 38개(11.1%), 안전관리자 의무 고용 등 고용규제 35개(10.2%) 순이었다.
 
전경련 측은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규제 개수가 크게 늘어난다고도 지적했다. 자산총액 5000억원을 넘어서게 되면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을 벗어나게 돼 126개 규제가 추가로 적용될 수 있다. 기존에 적용받던 규제는 57개였다. 다시 말해 규제 개수가 3.2배로 급증하는 것이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면 65개 규제,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되면 68개 규제가 추가로 적용될 수 있다. 대기업집단에 적용 가능한 규제가 133개로 전체 차별 규제 중 38.9%에 이른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오히려 규모를 키우기 꺼리는 ‘피터팬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전경련 측은 설명했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대기업 비중을 조사한 결과 한국 대기업 비중은 0.09%로 조사 대상 34개국 중 33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아울러 법률 제정 연도를 기준으로 조사했을 때 제정한 지 20년 이상 된 낡은 규제가 103개(30.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20년 된 규제는 86개로 전체 중 25.1%였다. 10년 미만 규제가 153개(44.7%)로 가장 많았다. 이는 기업 규제 3법이 도입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살아남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대기업 차별 규제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