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네덜란드, 반도체 등 민감 기술 교육에 中 학생 차단 검토"
2023-06-12 16:15
민감 기술 정보 취득 막는 게 골자
네덜란드 정부가 반도체 및 국방 등 민감한 기술을 다루는 대학교 프로그램에서 중국 학생을 차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학생들이 관련 기술 정보를 취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법안의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네덜란드와 중국 간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올해 초 미국 주도의 대중국 반도체 견제에 동참했다. 또한 중국 국영기업 윙테크가 소유한 넥스페리아의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인수와 관련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 교육부는 이메일을 통해 민감한 분야를 연구하는 학생이나 연구원에 대한 의무 심사를 도입하는 조치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이 조치가 특정 국가를 타깃으로 삼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미·중 긴장 고조로 미국 정부가 중국인에 발급한 학생 비자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 대비 반토막 나는 등 기술 패권 전쟁은 교육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네덜란드 정보 당국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국가 경제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네덜란드 기업과 기관이 중국과의 경제 및 과학 협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평가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기업 인수, 학술 협력, 불법 디지털 스파이 활동, 내부자, 은밀한 투자 및 불법 수출 등을 통해 네덜란드의 첨단 기술 기업과 기관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네덜란드의 ASML은 올해 초 회사의 기밀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중국인인 전 직원을 고소했다. 이후 ASML은 내부 조사와 함께 보안 통제를 강화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최근 국가 안보를 기반으로 투자 규모를 제한하거나 다국적 기업과의 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투자, 합병 및 인수 보안 테스트법(the Investments, Mergers and Acquisitions Security Test Act)’도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