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0억 클럽' 박영수 금품요구 진술 확보...측근 양재식도 이번주 초 소환

2023-06-11 15:00

박영수 전 특검. [사진=연합뉴스]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대장동 민간개발 업자들에게 박 전 특검측이 200억원의 금원을 먼저 요구했다는 복수의 진술을 최근 확보하고, 피의자 소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의 최측근인 양재식 변호사를 이번 주 초 불러 조사하고 박 전 특검에 대한 소환도 조만간 진행할 방침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박 전 특검의 공범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양재식 변호사를 이르면 이번 주 초 소환해 검찰이 대장동 민간업자에게서 최근 확보한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전망이다.
 
검찰은 다수의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에게서 ‘박 전 특검 측이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 지원 대가를 먼저 요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정영학 회계사 외에 그간 진술을 거부해 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도 최근 검찰에 양 변호사가 지난 2014년 11월 컨소시엄 구성 준비 과정에서 이들 업자들에게 박 전 특검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등을 물어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 측이 컨소시엄 구성 지원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청탁의 대가로 민간업자들에게 200억원 상당의 토지와 건물을 먼저 요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최근 수사 과정에 대해 “박 전 특검이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부분과 관련해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고 있다”고 자평한 바 있다. 박 전 특검이 컨소시엄 구성 지원을 위한 영향력 행사와 대가 등을 요구했다는 검찰의 논리를 어느 정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진술과 물증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당시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지내던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일당의 청탁으로 PF 대출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보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5년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의 PF 대출 참여를 위한 1500억 상당의 여신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검찰은 은행 관계자와 대장동 일당 등에게서 박 전 특검이 대장동 개발의 정점으로 화천대유 사업도 뒤에서 봐주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과 대출의향서 발급에서 박 전 특검이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또 박 전 특검 주거지와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 등 은행 관계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의사결정이 담긴 회의 문건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양 변호사를 우선 조사하고 이르면 이번주 박 전 특검에 대한 소환 조사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를 일괄 조사하거나 대질시킬 가능성도 점쳐진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과 은행권 관계자들에게서 확보한 진술을 토대로 컨소시엄 구성 지원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었는지 여부와 대출의향서 발급과정에서 이들의 개입 정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