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12년 만에 역성장 고리 끊었다...작년 매출 1199억원 ↑

2023-06-09 18:20
영업이익, 전년 대비 1266억원 ↓...경쟁력 강화 위한 선제적 투자 영향

홈플러스 강서 본사 전경.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가 12년 만에 역성장 고리를 끊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00억원 이상 성장하며 몸집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2022년 회계연도, 2022년 3월 1일~2023년 2월 28일)이 6조60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9억원(2%) 성장했다. 이는 12년 만에 매출이 성장세로 돌아선 것이다. 동일 매장 기준 매출 성장률도 상승세로 반등했다.

특히 체질 개선을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매장 수가 2개 줄었고, ‘메가푸드마켓’ 리뉴얼 기간 동안 주요 매장들이 정상 영업을 하지 못했음에도 이뤄낸 성과여서 의미가 있다. 홈플러스는 실질적인 실적 개선을 위한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 매출은 이익의 선행지수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매출 성장으로 향후 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고 했다.

다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액은 2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95%(1266억원) 증가했다. 적자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투자 비용이 증가하면서 손실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관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온·오프라인 투자를 확대하고 브랜드 마케팅 강화, 악성 재고 처리를 통한 재고 건전성 확보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인 투자가 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재무건전성은 나아졌다. 올해 2월 말 기준 총 차입금은 1조29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1억원 줄었다.
 
이러한 체질 개선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 흐름도 좋다. 2023년 회계연도 1분기(2023년 3월 1일~5월 31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메가푸드마켓 리뉴얼 점포인 강서점의 경우, 한때 매출이 전년 대비 최고 75%까지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 인천 간석점을 시작으로 모두 18개 오프라인 매장을 메가푸드마켓으로 재단장했다. 올해는 기존 리뉴얼 점포들의 강점을 집약하고 단점을 보완한 메가푸드마켓 2.0 론칭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 부문 매출 역시 고객 편의에 집중한 ‘맞춤배송’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근 4년간 연평균 20%대 고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경쟁 마트들이 대규모 투자와 운영비가 수반되는 온라인 물류센터를 별도 법인으로 운영한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점포 기반의 ‘마트직송’, ‘즉시배송’ 등 효율적인 배송 시스템을 운영하는 만큼 온라인 부문의 매출 증가는 향후 이익 개선에도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 확대 전략도 성과를 얻고 있다. 지난해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아이돌그룹 블랙핑크 로제, 배우 여진구를 내세운 광고를 통해 20대 고객 가입률이 전년 대비 238% 증가했다. 충성고객으로 분류되는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도 830만명을 돌파했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투자→매출 증가→이익 증가→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의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는 실질적인 재도약을 이뤄냄으로써 지속가능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