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재 대행체제 방통위 첫 회의...제평위 논의 못하고 설전만

2023-06-07 18:00
3인 체제로 방송 관련 논의 진행...야당 추천 위원 반발
뉴스 제평위 법정기구화 포함 포털 규제 방안은 6기 방통위 몫으로

김효재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방통위원들이 7일 과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가 7일 한상혁 전 위원장 면직 이후 김효재 직무대행 체제에서 첫 대면 회의를 열었다. 지난 3월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에 따른 검찰 조사로 중단된 후 약 3개월 만이다. 하지만 회의 개최와 의결 정당성 여부를 놓고 여야 상임위원 간 대립이 이어지면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법정기구화  등 산적한 방송·통신 현안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7일 방통위는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 주재로 2023년 지상파방송 사업자 재허가 세부 계획에 관한 건을 심의·의결했다. 김효재 직무대행은 "비상 상황에서 위원장 직무를 대신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파도가 밀려들수록 돛을 높이 올리는 선현의 말씀을 교훈 삼아 국민이 법으로 위임한 임무를 신속하고 누락 없게 진행할 것"이라고 방통위 조속한 업무 처리를 강조했다.

하지만 김현 위원은 민감한 현안을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김효재 직무대행의 의견에는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방통위 일상 사무는 3인 체제로도 의결할 수 있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은 5인 체제에서 해야 한다"며 "야당 추천 상임위원은 대통령 재가를 받지 못하고 있고, 한상혁 전 위원장이 제기한 면직 취소소송도 오는 12일 심문기일이 지정됐다"고 강조했다.

방통위 상임위원은 5인 체제로 운영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한상혁 전 위원장 면직과 안형환 부위원장 임기 종료로 5기 방통위원은 국민의힘 추천으로 임명된 김효재 직무대행과 민주당 추천으로 임명된 김현 위원만 남아 있다. 여기에 지난달 3일 대통령 추천에 따라 6기 방통위원으로 임명된 이상인 상임위원이 합류해 3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선 올해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34개 지상파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재허가 세부 계획은 원안대로 의결됐다. 하지만 회의 막바지 이상인 상임위원이 윤석년 KBS 이사 해임제청안을 다음 전체회의 안건으로 상정하자고 요청하자 김현 위원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상인 위원은 "어려운 상황에도 필요한 업무는 안건으로 상정해서 논의해야 한다"며 "현재 구속 기소돼 재판 중인 윤석년 KBS 이사가 정상적으로 업무를 하지 못하는 만큼 해임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요구에 김현 위원은 "차기 회의 안건을 공개 안건으로 제안하는 것은 관례에 어긋나며, 3인 체제에서 사회적 논란이 크고 합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논의하기에 앞서 외부 법률 자문을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상인 위원은 다시 "방통위 설치 운영법 등 규정에 따르면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하게 돼 있다. 3명으로도 충분히 회의가 가능하고 의결정족수도 가능하다"고 받아쳤다.

오는 8월 23일 임기가 끝나는 5기 방통위는 당분간 KBS 수신료 분리 징수, YTN 지분매각 등 지상파·종편·보도전문채널 관련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후 차기 방통위원장이 내정되는 올 하반기부터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이 만든 민간 기구였던 뉴스 제평위를 법정 기구화하는 논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재 차기 방통위원장으로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