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人터뷰] 김동환 우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 "방망이 짧게 잡고 단기채에 집중해야"

2023-06-07 16:00

김동환 우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본부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장기채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 당분간은 방망이를 짧게 잡고 단기채 위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김동환 우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본부장은 어떤 채권 비중을 높여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인플레이션이 확실하게 잡히기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단기채에 집중해야 한다. 단기물 금리도 높은 수준인 만큼 물가 안정세가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단기채 위주로 담아야 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올해로 14년째 채권을 운용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2007년 푸르덴셜증권(현 한화증권)에 입사하며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2010년 우리자산운용 전신인 동양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채권 금리가 일제히 올랐던 지난해에는 다른 하우스 대비 선방에 성공하며 올해 1월 1일부로 채권운용본부장에 취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내 통화정책 전환(피봇)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놨다. 미국 경제체력이 추가적인 인상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고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가 여전히 진정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김 본부장은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근원CPI, 기대인플레이션 등 물가지표가 중앙은행 목표치에 도달하거나 강하게 수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연준은 피벗(정책 전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금리 인상으로 물가와 경기에 동시에 압박을 주면서도 시스템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다수 가지고 있다. 추가 인상 여력이 있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확률은 50% 정도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4분기에나 가시화할 것"이라면서도 "한국은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물가도 미국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한 차례 추가 인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지속된 채권 가격 강세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2024년 금리가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강하게 형성돼 있는다는 이유에서다.

김 본부장은 "지난 1월 30년물 국채를 매수한 개인투자자를 기준으로 보면 수수료를 고려했을 때 마이너스 수익률인 상황"이라며 "막연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자본 차익을 노리고 채권을 매수해서는 안 된다. 최근에는 채권 투자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이 지나치게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특히 한국은 국채 발행 규모가 예년 대비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장기채 금리 불확실성이 높은 국면이다. 금리 변동에 따른 자산가치 변동을 기대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단기 상품에 집중하는 것이 상책"이라며 "당장은 기대수익률이 높고 가격 부담이 낮은 단기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채 비중을 높여야 하는 시점으로는 연말이 제시됐다.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면서 피벗이 가시화하면 다시 장기채 가격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물가 꺾임이 감지되는 때가 다시 장기채를 담아야 하는 시점이다. 올해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유소에 갈 때 기름을 가득 채우지 말고 3만원어치씩만 채우면서 물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