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프닝, 그래도 믿어볼까...돈 몰리는 中 펀드

2023-05-30 17:10

[사진=게티이미지]

중국 펀드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치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성과에도 북미·신흥국 펀드 대비 설정액 유입은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중국의 2분기 실물 지표에서부터 리오프닝 효과가 반영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30일 펀드평가사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펀드에는 연초 이후 3382억원(26일 기준)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도 700억원이 넘게 몰렸다. 이는 국가별 유형 중 가장 큰 규모다. 같은 기간 북미펀드에서 4618억원이 빠져 나간 것과 비교된다.
 
펀드별로는 연초 이후 기준 미래에셋TIGER차이나항셍테크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에 2740억원이 몰리며 가장 많은 돈이 유입됐다. 해당 상품은 알리바바, 텐센트 등 홍콩에 상장된 중국 경제 섹터에 편입된 기업의 주식으로, 항셍 테크 지수를 추종한다.
 
그 외 삼성KODEX차이나H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H)(700억원), 삼성KODEX차이나항셍테크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250억원), KB통중국4차산업증권자투자신탁(주식)C3(18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유입자금은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의 몰린 반면 수익률은 비교적 저조했다. 중국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10%, 주식형으로만 보면 –5.11%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3.02%, 주식형 평균 수익률은 22.16%를 기록했다.
 
중국 펀드의 부진한 수익률에도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이유는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해종합지수는 5월 하락에도 연초 이후 4%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우려에도 지난 8일 최대 상승폭인 9.9%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리오프닝 효과가 2분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연구원은 "앞으로 경기 안정을 유지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부각될 경우 현지 증시는 상승폭을 넓힐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소매판매 등 소비주 위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실물지표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요식업을 중심으로 3월 10.6%에서 4월 18.4% 상승했다. 반면 자동차, 가전 등 제조업 생산은 3월 3.9%에서 4월 5.6%로 소폭 올랐다.

미·중 갈등 이후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위안화 약세, 수출 부진 등이 중국 리오프닝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내수시장은 본격적인 부동산 시장 회복이 나타나면서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요 도시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의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본격적인 부동산 시장의 회복과 소매판매 등 내수관련 지표의 성장이 확인돼야 리오프닝 효과가 대외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