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세청, '한익스프레스' 비정기 세무조사 착수

2023-06-12 07:00
경영 승계 마무리하자 세무조사⋯국세청·한익스 '악연의 연속'

 

한익스프레스 CI [한익스프레스]

한익스프레스가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사정기관 및 동종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초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직원들을 서울시 서초구 한익스프레스 본사에 파견, 조사에 필요한 세무·회계 자료들을 일괄 예치했다.
 
국세청이 한익스프레스를 상대로 한 이번 세무조사는 기업이 일정주기로 받는 정기조사가 아닌 비정기(특별) 조사인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청 조사4국은 사주나 법인의 비자금 조성 및 탈루 혐의 등을 사전에 파악한 후 기획적으로 조사에 착수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한익스프레스 서초구 본사뿐만 아니라 경기도 화성시 본점까지 방문해 자료를 쓸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한익스프레스는 1979년 5월 한화 소속 계열사로 설립됐다. 이어 1989년 최대주주였던 한화가 보유주식(33.3%)을 전량 매각하면서 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하지만 2009년 한화그룹 사주의 특수관계인인 김영혜씨와 김씨의 차남 이석환 현 대표가 ㈜태경화성으로부터 장외매입을 통해 한익스프레스 지분 과반을 확보하면서 다시 한화그룹과 공개적인 특수관계기업으로 묶이게 됐다.
 
다만 태경화성은 한화그룹 회장의 개인 회사로, 한익스프레스는 영혜씨에게 지분이 넘어가기 이전에도 한화그룹 특수관계기업이었다고 관련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한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영혜씨가 본인 지분 전량을 후대에 증여하면서 사실상 경영 승계에 마침표를 찍었다.
 
영혜씨는 작년 4월 이 대표에게 한익스프레스 지분 과반인 18.4%를, 며느리와 손녀들에게 1.6% 등 총 20%를 증여했다.
 
이에 앞서 영혜씨 남편이자 이석환 대표의 부친인 이재헌 전 대표도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내면서 회사에서 손을 뗐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대표로 회사를 운영해왔다. 현재는 이 대표와 유인철 대표가 공동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분 증여로 이 대표의 한익스프레스 지분은 종전 20.06%에서 39.4%로 늘어 제1대 주주로 등극했다. 2대 주주는 5.77%를 보유한 ㈜동일석유다.
 
동일석유는 석유류 판매업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2011년 국세청이 한익스프레스에 110억원대 법인세를 부과한 원인이 된 곳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2011년 합화그룹 회장은 계열사 헐값 매각과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이와 관련된 수사 결과를 국세청에 통보했고, 국세청은 한화익스프레스 114억원, 한화호텔&리조트와 한익스프레스 636억원 등 법인세를 부과했다.
 
한익스프레스 관계자는 국세청 세무조사에 대해 “정기적인 세무조사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