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과 공화당이 미국 부채한도 협상을 두고 연일 회동을 거듭하고 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은 "일부 진전을 이뤘다"고 말한 반면 백악관은 공화당이 미국 경제를 볼모로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백악관과 논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일부 진전을 이뤘고 이는 매우 긍정적이다"라며 "우리는 반드시 올바른 합의를 이루고자 하며, 우리가 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합의를 이루기까지 시간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백악관은 공화당 비판에 힘을 줬다.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날 협상 도중 열린 브리핑에서 "선의를 갖고 진행할 경우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하면서도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는 것은 양보가 아니라 업무다"라고 말했다.

피에르 대변인은 "공화당은 교육, 식량 지원 등의 예산을 삭감하는 대안을 내놓았다"며 "대통령은 해당 분야의 삭감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회의에서)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공화당)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빼앗으려고 하면서도 부자와 기업에 대한 세금은 감면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들마저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해 우려 섞인 경고를 내놓으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피치는 미국의 AAA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피치는 X-데이트(재무부 특별조치 기금이 소진되는 날)가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 내 당파적 논쟁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무디스 역시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백악관과 공화당이 부채 한도 협상에 합의를 이룰 것으로 보면서도 만일의 가능성을 경고했다. 윌리엄 포스터 부사장은 미 의회에서 디폴트 예상을 시사하면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선제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발언까지 더해져 긴장감이 커졌다. 옐런 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 포럼에서 6월 초 디폴트 가능성을 다시 한번 못 박았다. 그는 "우리가 6월 초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게 거의 확실해 보인다"며 "6월 초가 디폴트 시한이라는 입장을 유지한다. 곧 의회에 재정 상태에 대해 추가 업데이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