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반년 만에 최저치...달러당 140엔 돌파하나

2023-05-25 15:07
미·일 금리 격차에 따라 엔화 가치 하락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엔화 가치가 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 장기화와 일본은행(BOJ)의 금융 완화 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140엔 돌파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오후 3시 현재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은 139.5엔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날 밤 11시께에는 엔화 환율이 139.7엔까지 치솟기도 했다. 엔화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그만큼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현재 엔화 가치는 지난 11월 이후 반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엔화 가치 하락은 우선 연준의 긴축 정책 장기화 가능성이 작용한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준의 긴축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견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일 금리차 확대를 의식한 달러 매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연준은 기준금리를 5~5.25%까지 인상한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는 반면 일본은행(BOJ)은 단기금리 -0.1%, 장기금리 0.5%의 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만큼 꺾이지 않자,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매파 성향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센타바버라에서 열린 회담에서 "물가 상승률이 2%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얻을 수 없다면 금리 동결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이나 7월에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올해 두 번의 추가 (금리 인상)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차라리 일찍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5.50~5.75%까지 올려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앞서 지난 3월 FOMC에서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최종금리를 5.1%(중앙값)로 제시했지만, 불라드 총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종금리를 더 인상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연준이 긴축의 고삐를 당기는 것과 달리 BOJ는 금융 완화를 유지할 가능성이 큰 모습이다. 시장에서 엔화 가치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우에다 카즈오 BOJ 총재는 지난 19일 "현재로서는 금융 완화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의 물가 상승이 내수 활성화가 아닌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에서 나왔다는 판단이다.

닛케이는 "시장에서는 우에다 총재가 생각보다 비둘기파(금융완화론자)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