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나영이 빚어내는 힐링…웨이브 오리지널 '박하경 여행기'

2023-05-24 00:00

배우 이나영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5.2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새 오리지널 시리즈를 내놓는다. 배우 이나영이 주연을 맡은 '박하경 여행기'가 그 주인공이다. 신드롬을 일으켰던 '약한영웅' 이후 또 한 번 화제작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웨이브 오리지널 '박하경 여행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박하경 여행기'는 사라져 버리고 싶은 기분이 드는 토요일,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는 국어선생님 '박하경'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국노래자랑' '도리화가' '삼진그룹영어토익반'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이나영이 주인공 '박하경' 역을 맡았다.

이종필 감독은 "이나영의 캐스팅을 고민했다기보다는 제작 단계부터 '이나영이 나오는 그런 거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드라마 자체가 자극적인 사건 위주로 흘러가지 않으니까 사건이 아닌 인물들에게 이입해서 (드라마를) 관람해야한다. 어떤 배우가 '박하경'을 해야 관객들이 이입할 수 있을까? 힘을 주지 않은 편안하게 보이는 연기를 잘할 수 있는 분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나영은 "시나리오를 읽고 구성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미디폼 콘텐츠부터 신선하고 담백한 분위기 등이 딱 요즘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종필 감독님이 연출을 맡는다고 하여 고민 없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도리화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을 연출한 이종필 감독은 처음으로 시리즈물을 맡게 됐다. '박하경 여행기'는 시리즈일 뿐만 아니라 짧은 러닝타임을 가진 미디폼 콘텐츠다. 긴 호흡을 가지는 영화 연출법과는 차이점이 있을 것.

이 감독은 "찍을 때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25분 내외 이야기를 종결시키는데 전체적인 스토리가 이어지기도 하지만 감정은 편마다 갈무리되어야해서 각각 개별적인 작품처럼 다루었다. 다만 다음화를 보게끔 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특별출연하는 배우들을 쿠키처럼 소개한다거나 하여 다음 편으로 유도하는 점들이 달랐다"고 말했다.

배우 이나영(왼쪽)과 이종필 감독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5.2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힐링 드라마를 표방하는 '박하경 여행기'는 주인공이 느끼는 고민부터 관계에 대한 성찰을 깊이 있게 다뤄냈다.

이 감독은 "소위 말하는 '힐링' '웰빙' 같은 게 낯간지럽게 느껴진다. 저는 이러한 정서도 '힐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맑은 카타르시스를 끌어낼 수 있기를 바랐다. 연출에 있어서 원칙이 있다면 억지로 하지 말자는 거였다. 영화는 스토리를 이어가야 하니 연기나 연출 같은 걸 억지로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 작품만은 그렇지 않기를 바랐다.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다 보니 누군가에게는 따뜻하고, 누군가에게는 쓸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하경'을 연기한 이나영은 담백한 연기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리곤 한다. '박하경'이 겪는 고민 등을 진솔하게 연기해 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나영은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아, 이거 쉽게 하겠다'고 생각했다. 잘 먹고, 잘 쉬고, 멍때리면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 거다. 출연진들도 대단하니 묻어갈 수 있겠다고 여겼었다. 그런데 작가님과 감독님을 만나고 1화부터 8화까지 정리하는데 멘탈붕괴가 일어나는 거다. '아, 이걸 어쩌지' 어떻게 이야기를 채우고 끌어가야 할지 아득해졌다. 촬영 직전에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임했지만, 고민이 컸던 거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박하경' 캐릭터는 주안점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연기했다며 그 점이 인물을 더욱 다채롭게 보일 수 있도록 했다고 거들었다.

이나영은 "촬영장에서는 준비된 게 없으니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오히려 (캐릭터를) 가둬놓지 않아서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었던 거 같다. 어색해 보일수록 좋더라. 그 어색함이 낯선 여행지를 갔을 때 나오는 모습처럼 보였다. NG 컷 중 마음에 드는 게 있어서 감독님께 해당 장면을 쓰자고 조를 때도 있었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고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배우 이나영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5.2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그는 극 중 '박하경'에게 몰입하다 보니 심적으로 크게 동요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나영은 "사람과 공감하는 느낌이라 슬픔보다 애틋함이 느껴졌다. 묵언수행을 하는 선우정아만 봐도 울컥하더라. 8부작 중에 시나리오상 내가 울어야 하는 신이 두신 정도인데 2회에서 한예리와 붙는 신에서는 계속 눈물이 나서 참으라 힘들었다. 촬영하면서도 계속 덜어내자고 하면서 찍었다"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1회에서는 보통의 여행기를 보여줬다면 2회부터는 전략적으로 다른 톤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계속 다를 것"이라며 시리즈로서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