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론'에 힘 실은 파월···환율 1320원대 안착 기대

2023-05-22 09:17
22일 원·달러 환율, 0.7원 내린 1326.0원 개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하락 개장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사실상 내달 기준금리 동결 의사를 밝히면서 1년여간 이어진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326.7원)보다 0.7원 떨어진 1326.0원으로 출발했다.

달러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졌지만,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발언이 이어지면서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연준이 주최한  토마스 라우바흐 리서치 콘퍼런스에서 "은행 분야에서 일어나는 상황 변화는 신용 여건을 긴축시키는 요인이며 이는 성장과 고용·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그 결과, 지금은 기준금리를 은행의 혼란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 올려야 했던 수준까지 인상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6월 금리 인상 중지에 대한 명확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또 "최근까지만 해도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했지만 이제는 과잉 긴축과 과소 대응의 리스크가 균형을 이루게 됐다"면서 "연준은 이런 상황을 반영해 정책을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에 기준금리 예측 프로그램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에서는 내달 기준금리가 인상 확률이 20.9%를 기록해, 한 달 전보다 2.5%포인트 빠졌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도 하루 전보다 0.37% 빠진 103.19를 기록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난항은 시장 내 위험회피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그간 여러 협상 시도에도 수차례 결렬되는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최악의 경우에는 미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다만, 이날 오후 6시께 실무자 협의가 재기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는 등 합의가 빠르게 이뤄질 경우 자산시장 내 단기 반등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내보인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과 부채한도 협의 진전 기대에 1320원 구간 안착 시도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 "연준 금리인상이 한·미 금리차 확대를 경로로 외인자금 이탈과 원화 약세를 유발했다는 것이 그간 시장의 논리였던 만큼, 이번 동결 언급은 원화 약세 부담 완화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 롱스탑 물량과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더해져 장중 하락압력을 견인할 경우 1320원 하향돌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