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참석한 젤렌스키, 美·英 추가지원 얻었다…F-16 조종 훈련까지 확보

2023-05-21 17:45
바이든 "탄약·포탄·장갑차 포함 군사 지원"
수낵 "올 여름 조종사 훈련 시작할 것"
CNN, 바이든 정부 F-16 전투기 수출 승인 준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양자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해 새로운 군사적 지원을 이끌어냈다. 전쟁 중인 급박한 상황에도 이례적으로 국제 회의에 참석한 노력이 빛을 보게 됐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갑차, 탄약 등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F-16' 전투기 지원도 머지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AFP 통신·니혼게이자이(닛케이)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방력 강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위한 다음 단계의 군사지원 내용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탄약과 포탄, 장갑차량이 포함될 것"이라며 "우리는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편이 되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곧 우리의 안보"라며 "G7은 우크라이나 지지를 위해 단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사 훈련 지원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수낵 총리는 특히 "우크라이나가 향후 필요로 하는 공군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조종사 훈련은 올여름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낵 총리가 말한 조종사 훈련은 F-16 전투기 훈련으로 풀이된다. 

G7 국가의 이 같은 지원 발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노력이 만든 결과로 여겨진다.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은 G7 회의에 온라인 참여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격전지를 탈환하는 등 압박이 거세지자 추가 군사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전격 방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프랑스 정부 국적기를 타고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에 도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세션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토의에 함께했다. 이어 한국, 호주 등 초청국 정상들도 참여한 '평화와 안정' 주제의 확대 토의 자리에도 참석했다. 해당 세션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각국에 추가 군사 지원을 요청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등장으로 G7 회의의 초점이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도울 것인지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F-16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승인한 만큼 F-16 전투기 지원 가능성도 열렸다. F-16 전투기는 음속보다 두 배 빠르고 수백마일 표적을 탐지할 수 있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 전투기보다도 기능성이 우수해 전쟁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다른 국가가 F-16 전투기를 수출하려면 원 제조국인 미국의 허가가 있어야만 한다. 

그동안 미국은 확전을 이유로 F-16 전투기 훈련과 이전의 승인을 거절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는 모습이다. CNN은 미 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F-16 전투기 공급이 결정된다면 바이든 정부는 이를 승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와 영국, 프랑스 등 동맹국의 강한 요구에 미국도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네덜란드는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수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미국의 F-16 지원 가능성이 생기자 러시아의 반발도 커졌다. 알렉산더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F16 전투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그들(서방)에게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우리도 현재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갖추고 있다. (서방의 전투기 지원 계획이) 우리의 계획에 반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