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발견 흰개미, 외래종으로 잠정 확인… 환경부 "역학조사 벌일 것"
2023-05-19 19:13
환경부는 정밀 현미경을 이용해 확인한 결과, 강남구 주택의 흰개미는 '마른나무흰개미과(Kalotermitidae) 크립토털미스(Cryptotermes)속'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유전자 분석도 진행 중으로 동정(생물의 분류학상 위치와 종 정보를 바르게 확인하는 작업)이 완료되기까지는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긴급 방제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 누리꾼은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에 알 수 없는 곤충이 수십 마리 나타났다며 사진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 사이에서 국내엔 없는 마른나무흰개미과에 속하는 흰개미로 보인다는 추정도 나왔다.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의 국내 서식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21년 한국응용곤충학회 학술지에 전남 완도군 여서도에서 마른나무흰개미 일종인 '통짜흰개미'를 발견했다는 보고서가 실린 바 있다.
이번에 발견된 흰개미 종은 인체에 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나무를 갉아 먹어 세계적으로 큰 피해를 야기한다. 특히 국내에 서식하는 흰개미는 습한 환경에서 사는데 이 흰개미는 수분이 없는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견디고 땅에 접촉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다.
호주 등에서는 목조건물을 붕괴시키기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위험 흰개미가 어떻게 국내에 유입됐는지는 파악이 안되고 있다. 당장 강남구 주택에 어떻게 들어왔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외부에서 유입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아 실내 목재 문틀(섀시)에서 서식하고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추후 역학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지역에 흰개미들이 군집을 이루고 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지만 일단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추가 신고가 없고 이번에 흰개미가 발견된 주택에서도 외부에서 개미가 들어올 통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조사에 나섰던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신고자가 처음에 외부에서 들어온 것 같다고 밝혀서 오해가 불거진 것 같은데 본인도 착각이라고 정정했다"며 "한 주택에서 흰개미가 발견된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골칫거리로 꼽히는 마른나무흰개미과 크립토털미스속 흰개미 국내 유입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많았다. 이 흰개미들 원산지가 북미와 동남아시아, 호주 등 한국과 교류가 많은 지역이고 또 남극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분포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마른나무흰개미과 크립토털미스속 흰개미들이 살기 좋은 쪽으로 국내 환경이 변화하고 있기도 하다. 마른나무흰개미 대표종인 크립토털미스속(Cryptotermes domesticus) 흰개미 야외 분포 북방한계는 '1월 평균기온 10도'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환경부는 외래 흰개미를 발견하면 국립생태원 외래생물 신고센터에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