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여성 불법 촬영 남성…알고 보니 '강남구 청원경찰'

2023-05-12 11:36

강남구청 청원경찰이 단톡방에 올린 글. [사진=블라인드 갈무리]

서울 강남구청에서 근무하는 청원경찰이 여성 신체 부위를 불법 촬영하고 이를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폭로 글이 올라왔다. 서울 강남구청 청원경찰 A씨가 여성 신체를 불법 촬영한 뒤 청원경찰들이 모여 있는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다는 내용이다.

폭로 글을 작성한 글쓴이는 "넌 안 되겠더라. 몰카(불법 촬영) 찍어 대고 자랑인 것처럼 품평하듯 으스대는 것 꼴 보기도 싫다"며 "지나가는 사람들 힐끔힐끔 보면서 네 맘대로 품평회를 여는 것도 없어 보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A씨가 단체 대화방에 올린 사진과 대화 내용을 첨부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학동역 인근 한 헬스장에서 여성의 얼굴과 다리, 상체 등이 담긴 사진 2장을 몰래 찍어 단체 대화방에 공유한 뒤 "찍는 순간 절묘하게 가렸네요. 일부러 구도 잡고 찍어보려 했는데"라고 말했다.

A씨는 사진 속 여성에 대한 성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구청에서 절대 볼 수 없는 클래스", "여자가 레깅스 입고 엎드려서 하체 운동을 하는데 엉덩이골이..."라는 발언을 이어갔다.

다른 청원경찰이 "마음에 들면 예쁜 애들 앞에서 바지 한 번씩 내려. 그러면 경찰서에서 매일 만날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하자 A씨는 "생각도 못 한 꿀팁! 실행해 보겠습니다"라고 답장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강남구청 통합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달 27일 구청에 해당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이에 강남구청 감사실과 총무과가 조사를 시작했고, A씨를 업무 배제했다. 또 지난 5일에는 강남경찰서에 수사 의뢰를 했고 10일 A씨를 직위 해제했다.

한편 A씨는 문제가 된 대화 내용은 지난 2021년께 주고받은 것이고, 해당 대화방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